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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05. 21. 13:4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 오민·카밀 노먼트 2인전 개최
"AI 시대 속에서 다시 신체 감각을 돌아보고자 한 전시"
붙임. (사진1) 오민_〈동시〉_2026_01
오민의 '동시'. /아르코미술관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이 낮게 울리는 진동과 겹겹이 쌓인 영상, 예측할 수 없는 소리들로 가득하다. 한쪽에서는 여러 장면이 동시에 충돌하듯 펼쳐지고, 다른 공간에서는 목재 구조물이 미세한 떨림을 관객의 몸으로 전달한다. 귀로만 듣는 소리가 아니라 몸으로 감각하는 전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이달 22일부터 7월 19일까지 아르코미술관에서 오민과 카밀 노먼트의 2인전 '어긋난 파동, 흔들리는 시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노이즈'를 단순한 소음이나 오류가 아닌 새로운 감각과 관계를 만들어내는 힘으로 바라본다.

전시장 1층에서는 작가 오민의 대표 연작 '동시'가 처음으로 한 공간에 모인다. 총 7편, 9개 스크린으로 구성된 영상 설치 작업은 공연과 촬영, 인터뷰와 퍼포먼스의 장면들을 뒤섞으며 서로 다른 시간들이 동시에 충돌하는 순간을 만들어낸다.

붙임. (작가사진) 오민
오민 작가. /아르코미술관
오민은 전시 개막을 앞두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3~4년 동안 이어온 작업과 리서치의 과정들을 하나의 전시로 모았다"며 "촬영을 춤처럼 안무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수많은 연구와 실험들이 작품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의 작업은 완벽하게 정리된 이미지보다 실수와 흔들림, 어긋남 속에 더 많은 정보와 감각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영상 속 움직임과 소리들은 일정한 질서로 정리되지 않은 채 끊임없이 겹쳐지고 충돌하며 묘한 긴장감을 만든다.

오민은 피아노와 디자인을 전공한 뒤 음악·무용·영화·미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으로 주목받아 왔다.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에 선정됐으며,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과 두산연강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붙임. (사진5) 카밀 노먼트_〈플렉서스(리좀) 서울〉_2026_01
카밀 노먼트의 '플렉서스(리좀) 서울'. /아르코미술관
2층 전시장에서는 이번이 국내 미술관에서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노먼트의 신작 '플렉서스(리좀) 서울'이 공개된다. 거대한 삼나무 구조물이 전시장 바닥과 벽을 따라 뻗어나가고, 내부에 설치된 진동 스피커가 소리의 떨림을 관객의 몸으로 전달한다.

노먼트는 서울에서 활동하는 가수와 배우, 미술가, 안무가들과 협업해 작품 속 사운드를 만들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낮게 울리는 음향과 목소리, 나무의 진동이 공간 전체를 감싼다. 관객은 작품을 단순히 '보는' 대신 그 안에 몸을 기대고 흔들림을 직접 느끼게 된다.

그는 "작품은 관객이 직접 느끼는 감각 자체로 충분하다"며 "무엇을 봐야 하고 어떻게 느껴야 한다고 설명하기보다 각자의 몸으로 경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붙임. (작가사진) 카밀 노먼트
카밀 노먼트. /아르코미술관
노먼트는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 노르웨이 대표 작가로 선정되며 국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설치와 음악, 퍼포먼스를 결합한 작업으로 현대미술과 실험음악 분야를 넘나들며 활동해 왔다. 2023년에는 '비디오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의 이름을 딴 백남준예술상을 수상하며 실험적 사운드 작업의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전시를 기획한 전지영 큐레이터는 "AI와 알고리즘의 피드가 일상을 지배하는 시대 속에서 다시 신체의 감각을 돌아보고자 했다"며 "수많은 노이즈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일상과 순간의 감각, 타인과 맺는 관계를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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