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은 백신 접종률 급락·의료 인력 부족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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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호주 ABC뉴스에 따르면 올해 호주 전역에서 보고된 디프테리아 확진 사례는 220건을 넘어섰으며 이는 지난 35년 동안 전국 단위로 감염병 데이터를 기록해 온 이래 가장 큰 규모라고 보도했다.
이번 유행은 노던준주(NT)를 중심으로 시작돼 서호주(WA), 남호주(SA), 퀸즐랜드(QLD) 주까지 국경을 넘어 확산 중이다.
특히 노던준주에서는 디프테리아와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망 사례가 발생해 당국이 조사하고 있다.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규명될 경우 호주에서 약 10년 만에 디프테리아 사망 사례가 나오게 된다.
디프테리아는 호흡기 이상을 보이는 환자 10명 중 1명꼴로 사망에 이를 만큼 치명률이 높은 고위험 감염병이다.
호주에서는 백신이 도입되기 전인 1926~1935년 무려 4000명 이상이 질환으로 사망했다. 1930년대에 예방접종이 본격화됐고 1950년대에 들어서면서 호주에서는 사실상 퇴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최근 디프테리아가 다시 발병하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백신 접종률 하락과 보건 의료 인력의 공백을 꼽고 있다. 지난해 호주에서는 디프테리아 백신을 포함한 정기 아동 예방접종률은 5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되고 있는 의료 인력난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이번 유행은 의료 환경이 취약한 노던준주 거주 호주 원주민 사회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센트럴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의회 보건서비스의 존 보파 박사는 “현재 원격지 진료소의 인력난이 매우 심각해 백신 접종률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호주국립대학교(ANU) 의과대학의 피터 콜리뇬 감염병학 교수는 백신 접종률 저하 외에도 취약한 주거 환경과 인구 밀집성 등 사회경제적 요인이 감염병 확산을 촉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에 확산 중인 디프테리아는 피부에 영향을 주는 국소적 형태보다 주로 코, 목, 기도 등 호흡기에 치명적인 양상을 보여 위험성이 더 높다.
마크 버틀러 호주 연방 보건부 장관은 “확진 환자의 약 25%가 병원에 입원하고 있어 노던준주의 의료 시스템에 상당한 압박을 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호주 정부는 백신 물량을 추가로 확보하고, 의료 현장에 긴급 투입할 인력 일시 증원 등을 포함한 종합 지원책을 조만간 확정할 방침이다.
다니엘 맥뮬런 호주의학협회(AMA) 회장은 “예방접종은 현대 의학의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지만, 접종률이 떨어지면 거의 사라졌던 심각한 질병이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사태가 증명한다”며 “국민들은 시급히 본인의 예방접종 이력을 확인하고 주치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