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 '피터 그라임스'·예술의전당 '투란도트' 잇따라 무대 집단 광기의 비극부터 사랑의 신화까지…상반된 매력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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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피터 그라임스' 1막 무대 디자인. /국립오페라단
여름밤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대작 오페라 두 편이 잇따라 오른다. 국립오페라단은 벤저민 브리튼의 현대 오페라 '피터 그라임스'를 국내 초연하고, 예술의전당은 푸치니의 대표작 '투란도트'를 선보인다. 하나는 공동체의 폭력성과 인간 내면의 균열을 응시하는 문제작이고, 다른 하나는 사랑과 희생의 서사를 담은 대표 레퍼토리다.
먼저 국립오페라단은 오는 6월 18일부터 21일까지 브리튼의 대표작 '피터 그라임스'를 무대에 올린다. 국내 제작 초연이자 국립오페라단이 3년 연속 선보이는 현대 영어 오페라다. 작품은 영국의 작은 어촌 마을을 배경으로 견습 어부의 죽음을 둘러싼 의심과 소문이 한 인간을 파멸로 몰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인사말하는 크리스토퍼 벤트리스<YONHAP NO-5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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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그라임스 역을 맡은 테너 크리스토퍼 벤트리스. /연합뉴스
주인공 피터 그라임스 역을 맡은 영국 테너 크리스토퍼 벤트리스는 이 인물을 사회에 속하지 못한 아웃사이더이자 동시에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존재로 해석한다. 선악으로 쉽게 규정할 수 없는 인간의 복합성을 무대 위에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박혜진 국립오페라단장은 "한 인간의 비극을 통해 사회적 편견과 공동체의 폭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다다. 브리튼의 대표 관현악곡으로도 사랑받는 '바다 간주곡'은 거친 파도와 폭풍우를 통해 등장인물의 불안한 심리와 공동체의 긴장감을 드러낸다. 연출은 지난해 국립오페라단 '죽음의 도시'를 선보였던 줄리앙 샤바가 맡았으며, 영국 출신 지휘자 알렉산더 조엘이 브리튼 특유의 서정성과 긴장감을 이끌 예정이다. 무대에는 녹슨 거대한 배가 등장해 폐쇄적 공동체와 주인공의 내면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칼라프_백석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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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투란도트'에서 왕자 칼라프 역을 테너 백석종. /예술의전당
7월에는 푸치니의 마지막 걸작 '투란도트'가 관객을 만난다. 예술의전당이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이는 첫 전막 '투란도트'로, 티켓 오픈 약 3주 만에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며 올여름 클래식계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고대 중국 전설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사랑을 믿지 않는 공주 투란도트와 그녀에게 청혼하기 위해 목숨을 건 수수께끼에 도전하는 왕자 칼라프의 이야기를 다룬다. 오페라 역사상 가장 유명한 아리아 중 하나인 '네순 도르마'가 등장하는 작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공연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 독일 도이치오퍼 베를린 등 세계 주요 무대에서 활약 중인 테너 백석종이 칼라프 역으로 국내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다. 투란도트 역은 에바 프원카와 서선영이 맡고, 류 역에는 황수미와 신은혜가 출연한다. 지휘는 올해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로베르토 아바도가 맡아 정통 푸치니 사운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두 작품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오늘의 관객과 만난다. '피터 그라임스'가 집단 심리와 사회적 폭력을 날카롭게 응시한다면, '투란도트'는 사랑과 희생, 인간 변화의 가능성을 장대한 음악으로 풀어낸다. 특히 '투란도트'의 전석 매진에 대해 장한나 예술의전당 사장은 "관객들의 기대와 갈증을 다시 한번 체감했다"고 밝혔으며, 예술의전당은 매진 상황 속에서도 더 많은 관객이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