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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점찍은 크래프톤… 게임 넘어 AI 플랫폼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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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희 기자

승인 : 2026. 06. 0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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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 기반 가상세계 역량 주목
AI 에이전트 검증·고도화 실험무대 부상
피지컬 AI·로보틱스 신사업 확장 가속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 콘텐츠 기반으로 엔비디아(NVIDIA)와 협력해 AI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AI가 단순 '질문에 답하는 AI'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는 AI'로 이동하면서 실제 이용 환경에서 AI 에이전트를 실험·검증할 수 있는 대규모 가상세계의 가치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크래프톤에 따르면 최근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크래프톤과 AI 기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배틀그라운드는 최대 100명의 이용자가 하나의 전장에서 경쟁하는 배틀로얄 게임으로, 매 경기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용자의 이동 경로와 전투 방식, 협력과 경쟁 구도 등이 매번 달라 AI가 다양한 행동 패턴을 학습하고 의사결정을 검증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엔비디아는 GPU와 AI 기술을 제공하고, 크래프톤은 게임 속 가상환경을 통해 해당 기술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검증하는 역할을 맡는 구조다.

이 같은 협력은 단순히 게임 AI를 개발하는 차원을 넘어 피지컬 AI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피지컬 AI는 로봇이 현실 공간을 인식하고 판단한 뒤 행동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현실과 유사한 가상환경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생성하고 반복적으로 시뮬레이션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양사의 협력은 이미 실제 서비스로 가시화되고 있다. 젠슨 황 CEO는 지난 7일 서울 강남의 한 PC방에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PUBG: 배틀그라운드' 이용자들과 만나 양사가 공동 개발한 AI 협업 캐릭터(CPC) 'PUBG 엘라이(Ally)'를 시연했다.

AI 기술 역시 크래프톤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크래프톤은 자체 멀티모달 AI 파운데이션 모델 브랜드 '라온(Raon)'을 개발중에 있으며, 이달 중 배틀그라운드 아케이드 모드를 통해 펍지 엘라이 베타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엘라이는 엔비디아 에이스(ACE) 기술 기반의 온디바이스 소형언어모델(SLM)을 활용해 개발된 AI 캐릭터다. 이용자의 음성 명령을 실시간으로 이해하고 전장의 상황과 맥락을 분석해 함께 전략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로, 단순히 정해진 행동을 반복하는 기존 NPC를 넘어 이용자와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AI 에이전트 기술이 향후 피지컬 AI로 연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게임 속 AI 캐릭터가 이용자의 명령을 이해하고 주변 환경을 분석한 뒤 행동을 결정하는 과정은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이 현실 세계에서 수행해야 할 인지·판단·행동 체계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게임 환경에서 AI 에이전트를 검증하고 고도화하는 과정 자체가 미래 로봇 기술 개발을 위한 실험 무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크래프톤은 게임 AI를 넘어 피지컬 AI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 자율주행 및 방산 분야 전문 기업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했으며, 올해 초에는 피지컬 AI 전문 법인 '루도 로보틱스'를 설립해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크래프톤의 안정적인 실적 역시 AI 투자 확대를 뒷받침하는 요소로 꼽힌다. 크래프톤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3714억원, 영업이익 561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배틀그라운드 IP의 견조한 성장세와 글로벌 사업 확장으로 확보한 수익성을 기반으로 AI와 로보틱스 분야에 대한 투자가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찾는 파트너는 단순히 GPU를 사용하는 게임사가 아니라 가상세계를 현실 AI로 연결할 수 있는 기업"이라며 "크래프톤은 게임, AI, 로보틱스를 잇는 사례로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전략과 가장 접점이 많은 국내 기업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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