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미국·유럽, K-방산에 본격적 ‘수출 규제’...국내법무법인 대응 서둔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610010003240

글자크기

닫기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6. 10. 10:00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늘어나는 K-방산 수출길, 부메랑으로 다가오는 글로벌 ‘수출통제’ 규제 폭탄
미국·유럽, 자국 중심 경제안보 규제 동시 다발적 촘촘한 그물망 강화...완제품 중심서 ‘현지 생산·기술이전·전주기 리스크 부각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사상 최대의 수출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글로벌 시장의 '수출통제(Export Control)'와 '경제안보 규제'라는 거대한 암초가 부상하고 있다.

완제품 수출 위주였던 과거와 달리 현지화, 기술이전, 유지보수(MRO)를 아우르는 이른바 '전주기 방산 수출'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각국 정부의 촘촘한 규제 그물망을 넘지 못하면 천문학적인 과징금이나 수출길 차단이라는 치명적인 리스크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법무법인 태평양 수출입규제대응센터는 9일 서울에서 '항공·우주·방산 분야 수출통제 이슈와 기업의 대응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국내 방산·항공우주 핵심 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급변하는 글로벌 안보 규제 동향과 우리 기업의 실무적 방어 전략을 사실 기반(Fact-base)으로 조명했다.


0610 태평양01
9일 촤다미 변호사가 UAV·무인체계, 우주·위성, 항공·엔진, 감시정찰·전자전 관련 기술에 대한 수출통제 리스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법무법인 태평양 제공
◇ '전주기 수출' 시대의 덫… ITAR·EAR 규제 장벽 더 높아진다

태평양 이준기 대표변호사는 개회사를 통해 "항공·우주·방산 산업은 미래 성장동력이자 경제안보의 핵심"이라며 "글로벌 수출 통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해야만 지속 가능한 기회를 선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대두된 쟁점은 미국 중심의 수출통제 체제인 ITAR(국제무기거래규정)와 EAR(수출관리규정)의 병렬적 규제 메커니즘이다. 한국 방산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수록, 그 제품에 포함된 미국산 부품이나 소프트웨어, 심지어 미국산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에서 개발된 파생 기술까지도 미국의 통제권(Extraterritorial Jurisdiction·역외적용) 아래 놓이게 된다.

특히 최근 방산 수출이 폴란드, 중동, 동남아 등지로 확대되면서 완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 공장 설립'이나 '공동 개발을 위한 기술 자료 공유'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무심코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기술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사내외 외국인 국적 직원에게 핵심 기술을 노출하는 행위(Deemed Export·간주수출) 등이 모두 규제 위반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KF-21·미르온 등 양산 가속화… '민감 품목' 촘촘한 품목분류 필수

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 김성곤 실장은 첫 번째 세션에서 "글로벌 항공우주산업은 코로나19 이후 민항기 시장 확대와 부품 공급망 재편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무인기(UAV)와 첨단 항공 모빌리티(AAM) 분야는 배터리 및 IT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안착하는 추세다.

문제는 이러한 성장의 한복판에 규제의 덫이 놓여있다는 점이다. 김 실장은 "국내 항공우주산업은 한국형 전투기 KF-21과 소형무장헬기(LAH) 미르온 등 핵심 사업의 본격적인 양산 궤도 진입과 글로벌 공급망 참여 확대로 지속 성장이 예상된다"면서도 제조혁신과 클러스터 중심의 철저한 공급망 관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태평양 최다미 변호사는 "항공·우주·방산 분야에서 특히 민감한 UAV·무인체계, 우주·위성, 항공·엔진, 감시정찰·전자전 관련 기술은 수출통제 리스크가 매우 구체적이고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기업들이 해외 거래를 진행할 때 한국의 전략물자 수출통제 체계(대외무역법 및 방위사업법 등)에 따른 품목 분류와 허가 절차를 명확히 밟아야 하는 것은 물론, 우회거래 리스크나 제재 대상자와의 연루 여부를 실시간으로 스크리닝하는 체계가 작동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 독(毒)이 될 수도 있는 약(藥), 블루오션 'MRO 수출'의 조건

글로벌 국방 시장에서 성능개량 및 정비·수리·분해조립을 뜻하는 'MRO 산업'은 급속도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항공기나 군용 장비의 운용 수명이 연장되고 공급망이 재편됨에 따라 국내 방산 기업들의 해외 진출 기회도 덩달아 확대되는 국면이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양찬 책임연구원은 세 번째 세션 발표에서 "군용기와 항공엔진, 핵심 부품 정비 분야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 연구원은 "해외 군용 자산을 국내로 들여와 정비하거나 현지에서 부품을 조달·수리하는 MRO 사업의 특성상, 정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술 교류와 부품 이동 자체가 국제 규제 및 수출통제 요건을 위반할 소지가 다분하다"며, 기술 역량 확보와 품질인증 체계 구축 못지않게 선제적인 수출통제 요건 검토가 필수적이라고 경고했다.


0610 태펴양 02
9일 황호성 수출입규제대응센터장이 현지 공장 설립, ITAR·EAR 관련성 판정, 클라우드 기반의 기술자료 공유, 용도별 최종 사용자 확인 의무 등 실무진이 맞닥뜨리는 현안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법무법인 태평양 제공
◇ 완제품 공급 넘어선 '전주기 방산수출'… 내부 통제 시스템 고도화 시급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태평양 수출입규제대응센터 황호성 센터장은 방산 수출의 패러다임이 전면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환기시켰다. 과거에는 무기를 만들어 배에 선적하면 수출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되었으나, 지금은 현지화 생산, 기술이전, 장기 유지보수까지 패키지로 묶이는 '전주기 방산수출'이 주를 이룬다는 설명이다.

황 센터장은 "현지 공장 설립, ITAR·EAR 관련성 판정, 클라우드 기반의 기술자료(Technical Data) 공유, 용도별 최종 사용자(End-User) 확인 의무 등 실무진이 맞닥뜨리는 현안들은 고도의 법적·실무적 판단을 요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무기체계의 가성비와 성능만으로 글로벌 시장을 뚫는 시대는 끝났으며, 기업 내부의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체제를 고도화해 수출통제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는 전략적 역량이야말로 K-방산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최종 열쇠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방산 수출의 외형적 성장에 도취해 글로벌 규제 동향을 놓친다면, 한순간에 막대한 제재를 받고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방산 대기업과 협력사들의 전방위적인 내부 통제 시스템 재점검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Advertise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