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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4억원 규모의 복합 공공체육시설을 별도 재정부담 없이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명분도 그럴싸했다.
그런데 천안시는 설계내역서 한 장 없다. 공사 감독 권한도 없다. 감리마저 자산관리회사(AMC)가 선정하고 보수를 지급하는 구조다.
담당 과장은 "우리는 출자자일 뿐"이라고 했다. 507억원을 내고 출자자 딱지 하나 얻은 셈이다.
수주대토(守株待兎)라는 말이 있다. 나무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가 부딪혀 오기만 기다린다는 뜻이다. 아무런 준비도 노력도 없이 결과만 바라보는 어리석음을 이르는 말이다.
507억원을 출자해 놓고 설계내역서도 없이, 감독 권한도 없이 준공 날만 기다리는 천안시의 모습이 꼭 그렇다.
더 황당한 건 공공성 검증 결과조차 없다는 사실이다. 4232억원 공공개발사업인데 주무 지자체가 HUG의 공공성 검증 자료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준공 후 운영비 추계도 없다. 핵심 협약서 4건은 비밀유지 조항에 묶여 시민은커녕 시의원들도 제한적 열람만 가능하다.
물론 리츠 구조의 특성상 AMC가 사업을 주도하는 것 자체가 위법은 아니다. 하지만 공공기관이 대규모 자산을 출자하고 결국 시민에게 귀속될 시설을 짓는 사업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천안 시민의 땅을 내주고 시민을 위한 시설을 짓는다면서, 정작 그 시설이 제대로 지어지는지 확인조차 못 한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준공은 이미 7개월 밀렸다. 후분양에 평당 1520만원, 분양률 60% 이상이 확보돼야 사업이 굴러간다.
분양 흥행이 꺾이면 공공시설 건립 재원도 흔들린다. 리스크는 고스란히 시민 몫이다.
국내 첫 사례라는 타이틀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그루터기만 지키다가는 언제 토끼가 와서 부딪혀 줄지 아무도 모른다.
천안시가 지금이라도 설계내역 확보와 독립 감리 체계 구축, 협약 내용의 단계적 공개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