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취재후일담] 서울대병원이 BIO USA에 깃발 꽂은 이유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616010005517

글자크기

닫기

배다현 기자

승인 : 2026. 06. 16. 17:43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배다현
서울대학교병원이 올해 세계 최대 바이오 산업 행사인 'BIO International Convention 2026(BIO USA)'에서 병원 이름을 내건 단독 부스를 운영합니다. 얼핏 보면 단순한 행사 참가처럼 보이지만 취재 과정에서 확인한 핵심은 따로 있었습니다. 서울대병원이 더 이상 연구와 진료에 머무르지 않고 바이오 기업의 해외 진출까지 지원하는 플랫폼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 주요 병원들은 그동안 BIO USA에 꾸준히 참가해왔습니다. 해외 기업과의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하고 연구 성과를 소개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서울대병원 역시 지난해까지는 서울대학교산학협력단 산하 연구기관 명의로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조금 달라졌습니다. 서울대병원이 산학협력단과 별도로 독립 부스를 마련한 것입니다. 국내 대학병원 가운데 전시장 내에 병원 이름을 건 독립 부스를 운영하는 사례는 이례적입니다.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BIO USA는 미국 바이오협회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 산업 행사입니다. 올해도 76개국에서 2만명 이상의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기술과 투자, 사업 협력 기회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산업 행사인 만큼 기업들의 참여가 주를 이루지만 각국 정부와 연구기관, 투자사들도 대거 참석하는 글로벌 네트워크의 장이기도 합니다.

서울대병원이 이번 행사에서 전시·홍보 활동을 확대한 이유는 국내 유망 바이오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서입니다. 병원은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아 '글로벌 바이오 스케일업 기업 육성 프로젝트(G.R.E.A.T)'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창업 초기 바이오 기업의 기술 고도화와 글로벌 사업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2단계에 걸쳐 총 14개 기업을 선발하며, 기업당 연간 2억원 규모의 지원금과 국내외 파트너링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번 BIO USA에는 1단계에서 선발된 7개 기업이 함께 참가합니다.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부터 인공지능(AI) 기반 진단 소프트웨어 기업까지 분야도 다양합니다. 서울대병원은 이들이 글로벌 제약사와 투자자, 연구기관을 만날 수 있도록 직접 부스를 마련하고 파트너링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단순히 전시 공간을 제공하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병원이 보유한 연구 네트워크와 임상 역량을 활용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이는 해외 주요 바이오 클러스터에서는 익숙한 모습입니다. 미국 보스턴과 샌프란시스코 등 글로벌 바이오 허브에서는 대형 병원이 연구와 임상, 창업 생태계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연구실에서 나온 기술이 병원에서 검증되고 기업 창업으로 이어진 뒤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돼 있습니다.

서울대병원도 비슷한 모델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대학과 연구소, 병원, 기업이 함께 움직이는 '산학연병 선순환 생태계' 구축이 목표입니다. 실제로 백남종 병원장은 최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연구 성과가 논문에 머무르지 않고 기업과 산업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BIO USA 단독 부스는 단순한 해외 홍보 행사가 아닙니다. 백 병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내세운 바이오 혁신 생태계 구축 전략이 글로벌 무대에서 처음 구현되는 상징적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서울대병원이 단독 부스를 운영한다고 해서 곧바로 글로벌 바이오 허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국내 최대 국립대병원이 직접 스타트업 해외 진출 지원에 나섰다는 점은 분명 이전과 다른 변화입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이번 BIO USA 단독 부스를 서울대병원의 역할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시도로 설명했습니다. 연구실에서 나온 기술이 창업으로 이어지고, 기업 성장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서울대병원의 도전이 국내 바이오 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됩니다.
배다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