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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농업인 입장에서 새로운 기술은 기대이면서 동시에 부담이기도 하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투자할 여력이 없으면 선뜻 선택하기 어렵다. 스마트팜을 도입하고 싶어도 비용이 걱정되고, 드론이나 로봇을 써보고 싶어도 당장 소득이 불안하면 결정을 미룰 수밖에 없다. 기술을 몰라서가 아니다. 위험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농업의 기술혁신을 이야기할 때는 농업소득을 함께 봐야 한다. 흔히 기술이 농업소득을 높인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반대로 농업소득이 어느 정도 안정돼야 농업인은 새로운 기술을 시험해보고, 필요한 장비에 투자하고, 경영 방식을 바꿀 수 있다.
최근 발표된 농가경제조사 결과는 이런 점에서 반가운 흐름을 보여준다. 2025년 농가소득은 5467만 원으로 전년보다 8% 늘었고, 농업소득은 1171만 원으로 22% 증가했다. 농업소득이 늘었다는 것은 농가가 다시 경영을 개선하고 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는 의미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이 흐름을 유지하는 일이다. 농업소득이 꾸준히 높아지고, 그 힘이 다시 기술혁신과 경영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농가의 경영 상태를 더 세밀하게 살피는 일이다.
AI 기반 경영컨설팅은 바로 이 지점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 AI 기반 경영컨설팅은 농가에 거창한 혁신을 요구하는 일이 아니다. 농가의 경영비, 판매 방식, 노동력 활용, 작목 선택, 수익 구조 등을 데이터로 살펴보고 어디부터 개선하면 좋을지 함께 찾는 일이다.
같은 작목을 재배하더라도 농가마다 사정은 다르다. 어떤 농가는 비료비나 농약비 부담이 클 수 있고, 어떤 농가는 판로가 불안정할 수 있다. 또 어떤 농가는 노동력이 부족하고, 어떤 농가는 생산량이 들쑥날쑥 할 수도 있다. AI는 이런 차이를 보다 객관적으로 살피고, 농가별로 필요한 개선 방향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어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지, 어떤 판매 경로가 더 안정적인지, 노동 투입에 비해 수익은 적정한지, 앞으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여력이 있는지 등을 농가별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기술혁신은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장부를 살피고, 비용을 줄이고, 단가를 높이는 작은 변화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농업의 기술혁신은 첨단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농가가 버틸 수 있고, 다시 투자할 수 있고, 내년을 계획할 수 있을 때 혁신은 현장에 뿌리내린다. 소득이 안정된 농가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일 힘을 갖게 되고, 그렇게 도입된 기술은 다시 농가소득을 높이는 힘이 된다.
올해 농촌진흥청과 9개 도 농업기술원은 전국 1000개 농가를 대상으로 AI 기반 경영컨설팅을 지원한다. 농가의 경영 상태를 세밀하게 살피고, 소득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함께 고민한다. 이렇게 누적되는 컨설팅 경험은 AI의 컨설팅 실력을 향상하는 데에도 활용된다. AI가 더욱 훌륭한 컨설턴트가 되면, 농업인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경영컨설팅을 받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농업분야 연구개발은 기술을 개발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그 기술을 농가가 실제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경영 여건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AI 기반 경영컨설팅은 농업소득을 높이고, 그 힘으로 다시 기술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현실적인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이 농업의 미래를 밝힌다. 농업소득이 받쳐줘야 기술혁신도 촉진된다. 농업의 미래를 밝히는 일은 결국 농가의 경영을 튼튼하게 만드는 일에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