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이스라엘 '공격무기 전시 금지' 전격 단행
이스라엘 정부 대표단 자격 박탈·국가관 차단…
외교적 명분 뒤 서유럽의 '보이지 않는 방산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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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첨단 무기체계의 경연장이어야 할 이곳이, 지금은 총성만 들리지 않을 뿐 국익과 외교, 그리고 상업적 생존권이 격돌하는 가장 치열한 전장(戰場)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올해로 30회째를 맞이한 이번 전시회는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2,100여 개가 넘는 방산업체가 참가하고, 150개국 이상의 고위급 정부 대표단과 7만 명을 웃도는 전문 관람객이 집결하며 역대 최고·최대 규모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중동 전선의 일촉즉발 확전 구도로 전 세계 군비 증강 속도가 전례 없이 빨라진 시점인 만큼, 전시장의 수주 경쟁은 개막 전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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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부와 주최 측은 레바논 전선 확대를 이유로 이스라엘에 대해 '공격용 무기 전시 금지 및 공식 자격 박탈'이라는 전례 없는 초강수 조치를 전격 단행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정부 관료와 군인 대표단의 전시장 입국 및 공식 참가가 전면 불허됐으며, 이스라엘 국방부 수출지원국(SIBAT)이 주도하는 공식 국가관(National Pavilion) 설치 역시 완전히 차단됐다. 개별 기업의 참가는 열어두었으나 로켓, 자살폭탄 드론(배회형 무인기), 지대지 미사일 등 실전에서 위력을 떨친 이스라엘 기업들의 '공격용(Offensive) 무기체계'는 일절 전시장 바닥에 깔 수 없도록 대못을 박았다. 오직 방공 및 미사일 방어 제품만 전시를 허용하겠다는 기형적인 가이드라인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인도주의적 우려와 국제법 준수라는 외교적 명분이다. 하지만 방산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이면에는 유럽 방산 시장의 주도권을 쥐려는 프랑스의 고도의 '상업적 견제'와 '보호무역주의'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유도무기, 방공망, 드론 분야에서 유럽 기업들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다. 특히 독일이 주도하는 유럽 하늘 방패 이니셔티브(ESSI)에 이스라엘의 장거리 방공 시스템인 '애로우(Arrow) 3'가 채택되면서, 독자 노선을 강조해 온 프랑스의 자존심과 방산 입지는 큰 타격을 입었다.
결국 프랑스가 외교적 명분을 지렛대 삼아 이스라엘이라는 강력한 경쟁자의 손발을 묶으려 한다는 이스라엘 측의 반발은 단순한 감정싸움이 아니다. 지난 파리 에어쇼에서 지침을 어긴 이스라엘 부스 주변에 검은색 장벽을 쳐버린 주최 측의 조치는, 현재 유럽이 자국 방산 네트워크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필사적인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 '소리 없는 전장'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이번 유로사토리 2026에서 한화와 현대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방산 대기업들은 일제히 미래 전장을 주도할 혁신적인 신기술을 공개하며 글로벌 무대를 압도하고 있다. 첨단 유무인 복합체계(MUM-T)부터 지상 무인 이동체(UGV), 차세대 화력 체계에 이르기까지 K-방산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총공세를 펼치는 중이다.
그러나 거침없이 영토를 넓혀가고 있는 K-방산에 이번 프랑스의 초강수 조치가 던지는 시사점은 결코 가볍지 않다. 폴란드를 교두보로 유럽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K-방산 역시 향후 서유럽 주도국들의 견제와 맞닥뜨릴 가능성이 크다.
무기의 성능과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정치·외교적 장벽'이 언제든 가동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방산 수출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계약이 아니라, 국가 간의 전략적 동맹과 외교력, 그리고 상대국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정밀하게 파악해야 하는 '종합 예술'이자 '총체적 외교전'이다.
파리에서 불어오는 자국 우선주의의 바람은 방산 시장의 룰이 완전히 바뀌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기술적 우위 위에 정교한 외교적 전략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우리 역시 언제든 저 '검은 장벽'의 뒤편으로 밀려날 수 있다.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유로사토리라는 이름의 총성 없는 전장에서, 지금 우리는 어떤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지 되물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