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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100일 앞둔 재판소원…헌재·대법 갈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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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현 기자

승인 : 2026. 06. 1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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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재판부 회부 8건 신속 심리 예정
관련 제도 절차 마련은 '아직'…기록 송부 논의 중
법원, 헌재 재판 지연 사건 기본권 침해 여부 심사
헌법재판소 아시아투데이DB
헌법재판소/아시아투데이DB
재판소원 제도가 19일 시행 100일을 맞은 가운데 헌법재판소(헌재)와 대법원 사이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3월 12일 제도 도입 이후 이날까지 접수된 사건 중 8건이 전원재판부에 회부됐다. 이 중 4건은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기각(1건)·항소이유서 기간 도과로 인한 항소 각하(3건) 등 재판의 절차에 대해 주로 다툰다. 나머지 사건은 법리 해석 등 내용적 측면 등과 관계된다. 헌재 관계자는 "최대한 연내에 심리를 마무리해 1호 사건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사건 심리가 본격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 운영을 위한 세부 절차 정비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헌재와 대법원은 지난 12일 경기 성남시 대법원전산정보센터에서 실무 협의를 열고 사건 기록 송부 방안을 검토했다. 헌재 전자재판시스템에 법원이 가입을 하지 않은 상태라 전자 상 판결 기록 공유가 어렵기 때문이다. 재판소원 사건은 확정재판을 대상으로 하는 데다 대리인이 선임된 경우 관련 기록을 직접 제출하도록 해서 기록 송부의 필요성은 크지 않지만 향후 필요성에 대비해 양 기관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재판소원을 통해 재판이 취소될 경우 사건을 어느 법원에서 다시 심리할지도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일례로 대법원 판결이 취소되는 경우, 대법원이 사건을 파기환송할지 또는 취소 등 다른 방식의 절차를 거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양 기관의 날선 신경전 가운데 법원이 헌재를 향해 칼을 뽑기도 했다. 전날 법원은 헌재가 재판을 지연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했는지 여부를 심사해 보겠다고 예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50부(전보성 형사수석부장판사)는 "헌법 107조 2항에 근거해 헌재의 부작위 처분(재판 지연)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 여부의 심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피고인이 1심 이후 제기한 헌법소원과 관련해 4년 넘도록 헌재가 판단하지 않고 있어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구체적으로 "헌법소원 사건은 2022년 6월 접수돼 다음달 심판에 회부됐고 헌재는 그해 8월에 쟁점파악과 기본권 침해 여부 등 검토를 개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올해 4월 21일까지 별다른 심리가 이뤄지지 않았고 22일에 이르러서야 이해관계인인 통일부장관에 대한 사실조회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는 지난 12일 헌재에 '헌법재판 지연 사유에 관한 의견요청서'를 발송하고 한 달 이내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헌재는 별도 답변을 제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재판 지연이 헌법 107조 2항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조항은 '명령·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는 경우 대법원이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한다. 즉, 법원이 심사할 권한이 없을 뿐만 아니라 형사재판의 전제가 될 수 없다는 의미이다.

또 헌재 관계자는 "법원이 헌바 사건의 당사자가 아닌데 왜 의견서를 요청한 건지 아리송하다"며 "헌바 사건은 법률상 재판이 지연되지 않는다. 심지어 1심에서 피고인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기각하기까지 했다"고 했다. '헌바 사건'은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기각한 뒤 당사자가 헌재에 직접 제기하는 위헌소원 사건을 의미한다. 재판이 정지되지 않기 때문에 법원이 재판을 그대로 진행하면 된다는 것이다.
손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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