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거물들의 3파전… '소유' 넘어 '향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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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미술품이 한때의 유행으로 끝난 이유는 예술 본연의 가치보다 투기성이 앞섰기 때문이다. 투게더아트 관계자는 "과거 NFT 열풍은 코인 시장과 연계되면서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만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측면이 있었다"며 "예술적 본질보다는 단기 차익 수단으로만 소비되다 보니 관심이 순식간에 식어버린 것"이라고 짚었다.
'무법지대'였던 가상자산 투기판의 비극은 역설적으로 국내 미술 시장에 강력한 예방주사가 됐다.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미술품 조각투자가 정식 제도권 안으로 연착륙했기 때문이다. 서울옥션블루 관계자는 "조각투자가 뮤직카우 등 일부 음악 저작권 기반 조각투자 관련 이슈 등을 거치며 제도권 안에 들어오면서 투자자 보호 장치 등 공신력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됐다"며 "투자자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미술품 투자에 접근할 수 있게 된 점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미술품 조각투자는 주식처럼 사고파는 '유통 시장'이 막혀 있어 환금성의 한계가 있었다. 투자자가 수익을 올리려면 사업자가 기초자산인 미술품을 완전히 제3자에게 매각해 배당금을 줄 때까지 몇 년이고 기다려야만 했다.
전환점은 올해 마련됐다. 지난 1월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토큰증권 도입이 확정됐고 2026년 4분기∼2027년 초를 목표로 조각투자 자산을 실시간 거래할 수 있는 장외거래소 출범이 가시화되고 있다. 투자계약증권은 증권사를 통해 유통이 허용되고, 아울러 토큰증권 장외거래소 체계가 안착되면, 미술품 조각을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파는 '2차 유통 시장'이 열려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유통 인프라가 갖춰지더라도 단기간에 주식이나 기존 대체투자 시장만큼의 매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공모 대상이 되는 미술품 등 기초자산의 규모가 일단 다소 작다는 한계가 있다"라며 "기존 자산시장만큼의 투자 매력을 확보하려면 발행 업체뿐 아니라 장외거래소(대체거래소) 모두가 지금보다 훨씬 더 정교하게 연구하고 상품성을 고민해야 시장이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새로운 시장이 열리자 전통 미술계 권력을 쥔 거물들의 영토 경쟁도 뜨겁다. 초기 시장의 축을 담당하던 일부 플랫폼이 신재생에너지 자산으로 다각화하거나 B2B 솔루션 기업으로 선회하는 등 시장이 한 차례 재편된 가운데, 현재 국내 미술품 STO 발행 시장은 전통 미술 경매 시장의 라이벌인 케이옥션과 서울옥션 진영이 각각 자회사인 '투게더아트'와 '서울옥션블루(소투)'를 내세워 시장을 선점해 가고 있으며, 여기에 선발 주자인 스타트업 '열매컴퍼니'가 가세해 팽팽한 3파전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투게더아트 관계자는 "글로벌 경매사에서 거장의 명화를 직접 선매입해 공모를 성공시킬 만큼 차별화된 소싱 능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꾸준히 발행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는 서울옥션블루 관계자 역시 "전량 발행 성공 시 미달 분은 발행처가 직접 매입하는 등 투자자 부담을 나누고 있다"며 "기존 컬렉터가 아닌 소액으로 접근하는 2030 신규 고객 유입 가능성을 높게 보고 시장을 확장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조각투자의 궁극적인 지향점이 단순한 '돈벌이'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이었던 10억 원 이상의 블루칩 명화를 평범한 대중도 '한 조각' 소유함으로써 얻는 문화적 만족감이 핵심이다. 실제로 주요 플랫폼들은 조각 소유권을 가진 회원들이 원할 때 언제든 오프라인에서 실물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 중이다.
나아가 세계 무대에서 아직 힘이 약한 국내 신진 작가들을 발굴해 세계적인 'K-아트' 스타로 키워내는 창구로서의 역할도 기대된다. 투게더아트 관계자는 "미술품 조각투자는 대중에게 높은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문화적 가치 부여 수단"이 라며 "추후 가능성 높은 한국의 신진 작가들을 발굴해 미술 시장 자체를 확장하는 유의미한 역할을 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