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벨기에, 결정 근거 요구 각하...UEFA·벨기에 정치권 강력 반발
유럽, 트럼프식 무제약 행보로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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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는 징계 규정 제27조를 적용해 발로건의 1경기 출전정지 집행을 1년 유예했고, 벨기에왕립축구협회(RBFA)의 이의 제기는 당사자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했다.
이번 결정은 유럽 축구계와 벨기에 정치권의 강력한 반발을 불렀으며 이번 주 튀르키예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유럽 관계의 새로운 갈등 변수로 부상했다.
◇ 트럼프, 인판티노 FIFA 회장에 미국 공격수 레드카드 징계 재심사 요청...FIFA, 1경기 출전정지 1년 유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오벌오피스(집무실)에서 "내가 한 것은 재검토 요청이 전부"라며 "파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전속력으로 달리던 두 선수가 서로 부딪쳐 엉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판티노 회장에게 무엇을 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도 발로건에게 레드카드를 부여한 브라질 출신 라파엘 클라우스 심판에 대해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과거 기록을 보면 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브라질축구협회와 상파울루축구연맹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클라우스 심판에 대한 의혹 제기는 근거 없는 것이라며 그의 청렴성과 전문성을 지지한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인판티노 회장의 통화와 관련,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AP통신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백악관 월드컵 태스크포스(TF) 총괄인 앤드루 줄리아니가 경기 직후 귀환 항공편 안에서 슬로모션 비디오 판독에 의한 레드카드 발부가 부당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변호인단을 구성해 FIFA 규정을 검토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통화를 주선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전날 "FIFA가 옳은 일을 하고 큰 불의를 바로잡아줘서 감사하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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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징계위원회는 미국과 벨기에의 16강전을 하루 앞둔 전날 발로건의 1경기 자동 출전정지 집행을 1년 유예한다고 통보했다. 근거로 든 제27조는 FIFA 사법 기구에 징계 집행의 전부 또는 일부를 유예할 재량을 부여하되 세부 요건을 명시하지 않은 조항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FIFA 징계 규정 제9조가 경기장 판정은 최종적이며 FIFA 사법 기구가 이를 재검토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IFA가 제27조를 적용해 사실상 제9조를 우회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이유다.
2023년 약 4000만달러(611억9200만원)의 이적료로 AS모나코에 합류한 발로건은 이번 조치로 이날 저녁 16강전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FIFA가 결정 이유와 심판 보고서를 제공하지 않은 채 RBFA의 설명 요청을 항소로 간주해 킥오프 8시간 전에 당사자 자격 없음을 이유로 각하하면서 절차 불투명성 논란도 커졌다. FIFA는 미국인 닐 에글스턴 항소위원장이 발로건 징계 유예 결정과 벨기에 각하 결정 어디에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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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연맹(UEFA)은 성명에서 이번 결정이 "전례가 없고 이해할 수 없으며 정당화될 수 없다"며 FIFA가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강력 비판했다.
UEFA는 "퇴장에 따른 최소 1경기 자동 출전정지는 재량으로 선택할 수 없다"며 "규칙의 확실성이 수호자들에 의해 보장되지 않으면 경기의 온전함과 대회 신뢰가 훼손된다"고 강조했다.
축구 심판 출신인 막심 프레보 벨기에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미국 매체 폴리티코에 "전화 한 통이 이 결정을 이끌어냈다면 스포츠의 가장 기본적인 규칙을 훼손한 것"이라고 말했다. RBFA는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윤리의 기본 원칙과 공정한 경쟁을 위해 몇 시간, 며칠, 몇 달이고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위르겐 클롭 독일 대표팀 내정자는 "트럼프와 인판티노가 합의해 결정했다면 미친 짓"이라고 지적했다. 제프 블라터 전 FIFA 회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레드카드는 정치적 통화로 취소되는 게 아니다. FIFA여, 어디로 가는가(Quo Vadis, FIFA)"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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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폐지 추진 출생시민권 아이러니...미 공격수, 부모 뉴욕 방문 중 출생 시민권 획득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태가 그린란드 합병 위협, 대(對)유럽 관세 분쟁, 우크라이나 지원 갈등으로 이미 악화된 미·유럽 관계에 새로운 외교적 충격을 더했다고 분석했다.
정치위험 컨설팅 업체 유라시아그룹의 무즈타바 라흐만 유럽 담당 매니징디렉터는 이번 사안이 유럽 정부에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트럼프식 작동 방식을 상기시킨다고 평가했다. 벨기에 싱크탱크 브뤼겔(Bruegel)의 야코브 풍크 키르케고르 분석가는 유럽 정치권이 이를 트럼프 행정부 아래 미국의 무제약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AP통신은 이번 조치가 FIFA가 포르투갈 대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월드컵 예선 3경기 징계 중 2경기를 유예해 본선 초반 경기에 출전시킨 전례와 함께 FIFA 징계 운용의 일관성 상실을 보여주는 패턴이라고 전했다.
FIFA 전 윤리 책임자 미겔 마두로는 FT에 "FIFA가 법치 없는 규칙 체계임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라며 "징계위는 진정한 독립성을 잃었고, 아무도 이번 결정이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이라고 신뢰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캠페인 단체 페어스퀘어(FairSquare)의 니콜라스 맥기핸 이사는 "경기 자체에 이처럼 명백한 방식으로 손을 대기 시작하는 순간 루비콘강을 건넌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번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이 폐지를 추진해 온 출생시민권 덕분에 미국 국적을 취득한 발로건을 구하기 위해 그가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정책적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발로건은 영국에 거주하던 나이지리아계 부모가 2001년 뉴욕 방문 중 출산하면서 미국 시민권을 얻었고, 2023년 미국 대표팀을 선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