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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 장례식, 이란의 대내외 외교 카드 무대 됐다…호르무즈 통제권 선인정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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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7. 0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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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 대규모 행렬에 반미 구호 확산…이란, 체제 생존 메시지
코란 구절로 동맹·경쟁국 차별 신호…사우디·튀르키예에 암묵 경고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선인정 요구…경제난·후계 부재, 내부 리스크
IRAN-CRISIS/KHAMENEI
이란인들이 6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2월 28일 이스라엘·미국 공습으로 사망한 고(故)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장례 행렬에 참석하고 있다./로이터·연합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엿새간 장례 행사 중 최대 규모 장례 행렬이 6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진행됐다.

장례 행사는 단순 추모를 넘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핵 협상보다 앞세우려는 테헤란의 협상 전략과 코란 구절로 동맹·경쟁국을 가르는 외교 신호의 무대로 해석됐다.

대규모 추모 행렬 이면에는 경제난·통치 불만과 후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공개 부재라는 내부 리스크가 자리했다.

IRAN-CRISIS/KHAMENEI
2월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미국 공습으로 사망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대형 초상화를 실은 차량이 6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진행된 장례 행렬에 참석한 사람들 사이를 지나고 있다./로이터·연합
◇ 로이터 "하메네이 장례식, 이란 체제 생존 메시지"…대규모 행렬로 결속 과시

로이터통신은 이번 장례식이 단순한 국가적 작별이 아니라, 이슬람공화국을 무너뜨리려는 미국·이스라엘의 시도가 실패했다는 메시지를 대외에 발신하는 자리였다고 분석했다.

이란 당국은 1100만명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추모 행사에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드론 영상에는 수십만명의 군중이 하메네이와 그의 딸, 14개월 된 손주, 사위, 모즈타바의 아내 등 일가족의 관을 실은 대형 트럭을 에워싸고 테헤란 중심부 대로를 행진하고, 소방 호스가 행진 참가자들의 더위를 식히기 위해 위에서 물을 뿌리는 장면이 담겼다.

지역 관리·외교관·분석가들은 이번 장례식을 테헤란이 전쟁 생존을 외교 지렛대로 전환하려는 순간으로 묘사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미국과의 휴전 합의 및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최종 협상으로 가는 60일 시계는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태이며 이 공백 속에서 이란이 협상의 속도를 정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이란 반정부 시위
1월 1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에 게시된 영상에서 14일 캡처한 사진으로 이란 테헤란주 카흐리자크의 법의학 진단 및 실험 시설 내부에 수십 구의 시신이 놓여 있다./AFP·연합
◇ 로이터, 추모 인파와 체제 지지를 분리…경제난·후계자 부재 노출

로이터는 장례 행렬의 규모가 이슬람공화국에 대한 지지를 의미하는 국민투표로 해석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분석가들은 이란의 안정적 이념 지지층을 인구 9300만명의 15~20% 수준으로 보며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강경파 사이드 잘릴리 후보가 약 1350만 표를 얻은 것이 기준이 된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4개월간의 전쟁으로 제재와 고물가·통화 가치 급락에 시달리던 경제는 더욱 악화됐으며 지난 1월 경제난이 촉발한 대규모 시위에서 보안군은 수천 명의 시위대를 살해했고, 관련 처형은 올해 내내 이어졌다.


하메네이 사망 소식이 전해진 2월 28일 전쟁 첫날, 테헤란 여러 지역에서 주민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후계자로 3월 임명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공습 당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 이후 이번 장례 행사를 포함해 단 한 번도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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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거리와 아자디 광장 아자디 타워 주변을 지나는 고(故)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장례 행렬에 대규모 조문객이 운집한 모습으로 미국 위성사진 업체 밴터(Vantor)가 제공한 위성사진./AFP·연합
◇ WSJ "조문단에 제시 코란 구절, 이란 외교 신호...동맹엔 인내·경쟁국엔 경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새 지도부가 조문차 방문한 외국 대표단에 의도적으로 선별한 코란 구절을 제시하며 전략적 신호를 보냈다고 분석했다.

전쟁 중 이스라엘에 로켓·대전차미사일 공격을 가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 하마스 대표단에는 신이 순교자를 선택하는 신성한 순환 속에서 군사적 좌절도 섭리임을 강조하는 구절이, 미군 기지를 주둔시키고 이란 표적을 타격한 사우디아라비아 대표단에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추종자들이 대군을 물리쳤다는 바드르(Badr) 전투 구절이 각각 제시됐다.

전쟁 중 중립을 지킨 튀르키예 대표단에는 "알라의 대의를 위해 분투하는 자들과 집에 머무는 신자들은 동등하지 않다"는 구절이 배정됐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중동·북아프리카 프로그램 국장은 WSJ에 "이란 지도부는 코란을 저항 파트너들에게는 인내의 구절로, 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 같은 지역 경쟁국들에는 암묵적 경고로 활용했다"고 평가했다.

걸프 국가들의 조문단 격도 이전에 비해 뚜렷이 낮아졌다. 2년 전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서거 때 카타르 국왕·사우디 외무장관·아랍에미리트(UAE) 외무장관·쿠웨이트 외무장관을 파견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카타르가 의회 의장, 사우디는 외교부 차관을 보내는 데 그쳤으며 UAE와 쿠웨이트는 아예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Iran US Fact Focus
한 선박이 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좌초해 있는 모습으로 이란 국영TV 방송 화면을 캡처한 사진./AP·연합
◇ 이란, 호르무즈 지위 인정 선요구…60일 협상 시계는 미개시

이란은 전 세계 석유·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지배력을 전쟁의 핵심 성과로 삼고, 핵 프로그램 협상에 앞서 해협 통제권을 국제사회가 인정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의 가장 강력한 힘의 도구로, 이 신의 축복을 제대로 지켜야 한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이 권리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중동연구소의 알렉스 바탄카 선임연구원은 "이란에게 상징적인 부분이 수익보다 더 중요하다"며 "그들은 이란을 해협의 주권 국가로 인정하는 상징적 수용을 원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페르시아 속담을 인용해 "왜 다이아몬드를 막대사탕과 바꾸는가"라며 이란 입장에서 호르무즈는 다이아몬드이고, 제재 해제와 해외 동결 자산 반환은 막대사탕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전직 미국 외교관 앨런 에어는 로이터에 "이란은 시간을 끌며 협상을 질질 끄는 데 전혀 개의치 않는다"며 "호르무즈 통제권을 원하며 이를 제도화하기 위해 협상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미리트정책센터의 에브테삼 알케트비 회장은 "이란은 미국인들과 모든 사람의 팔을 비틀고 있다"며 "이 호르무즈라는 보물을 발견한 이상 놓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직 미국 중동 협상가 에런 데이비드 밀러(Aaron David Miller)는 로이터에 "60일 시계는 항상 환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호르무즈를 둘러싼 새로운 현상 유지가 수용됐다는 확신을 얻을 때까지 핵 파일로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세계가 2월 27일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확실히 해두고 싶어한다"고 분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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