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상위 20개 기업전체 순이익 60%
사모펀드는 아예 횡액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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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당연한 것처럼 인식되고는 있으나 중국의 증권 기업은 지난 세기 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중국인들에게는 대단히 낯선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 개혁, 개방 정책이 추진된지 10여년이나 훌쩍 지났음에도 단 한 기업조차 이름을 내건 채 영업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다 1988년 산시(山西)성 다퉁(大同)의 다퉁증권이 런민(人民)은행의 승인을 얻어 영업을 시작하면서 중국 내 1호 증권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겨우 차지할 수 있었다.
이후 중국의 증권 산업은 채 40년이 못 되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 중국인들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본능적인 이재 욕구에 힘입어 장족의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2025년 말 기준으로 산업 전체 규모가 은행업의 6599억 위안(元·146조4000억원)에 필적하는 5411억 위안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총 140여개에 이르는 이들 기업들이 올린 순이익도 나쁘다고 하기 어렵다. 무려 2194억 위안에 이르렀다. 통계 자체만 보면 위기라는 단어를 거론하는 것이 정말 생뚱맞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통계를 자세하게 잘 살펴보면 얘기는 확 달라진다. 순이익의 60% 전후인 1300억 위안을 업계 상위 20개 기업들이 올리는 현실이라면 분명 이렇게 단언할 수 있다. 나머지 120여개 기업들은 겨우 적자를 면하거나 대대적 손실을 기록했다는 결론은 아주 자연스럽게 나온다.
여기에 매년 평균 약 40여개 업체들이 상당한 규모의 영업 적자에 허덕인다는 사실까지 더할 경우 중국의 증권 기업들이 직면한 위기는 은행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해야 한다. 지난 2004년 중관춘(中關村)증권을 시작으로 20여년 동안 무려 121개 증권사가 파산 등으로 인해 사라진 것은 결코 괜한 게 아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140여개 업체들이 위탁받아 운용하는 사모펀드가 예년 평균보다 2배 이상인 200여개나 등록이 취소되거나 사업을 접는 현실까지 상기할 경우 중국 증권 산업의 현실은 그야말로 아슬아슬하다는 표현도 과하지 않다. 베이징의 개인 주식 투자자인 쉬즈화(許志華)씨가 "현재 중국에서 주식 투자 등을 한다는 것은 외줄타기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증권사들이 자신들의 생존도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개인 및 기관 투자자들이 어떻게 믿고 돈을 맡기겠나"라면서 혀를 차는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나 싶다.
중국 증권 산업이 현재의 위기를 겪고 있는 이유는 많다. 역시 결정적인 것은 시중에 돈이 도무지 돌지 않는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방법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더불어 최근 인공지능(AI) 관련 산업의 열풍과는 정 반대인 전통 산업의 붕괴, 증권사들의 불법적인 영업 활동, 개별 주식에 대한 과도한 투자로 인한 리스크 관리 실패 등 역시 이유로 부족함이 없다.
현재 최악의 상황에 몰려 있는 40여개 기업들은 청산을 거쳐 파산의 횡액을 당해도 크게 이상할 것이 없다. 자발적으로 사업을 정리하기를 원하는 기업들도 꽤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 감독 당국인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의 심사를 장기간 거쳐야 허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기야 투자자들의 이익을 우선해야 할 당국의 입장에서는 진짜 그럴 수밖에 없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중국 증권 기업들의 위기는 이제 완전히 뉴노멀(새로운 일상)이 됐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