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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800조 슈퍼 예산, 高물가·금리와 엇박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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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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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정부가 내년 예산 총지출 규모를 올해 본예산 대비 10% 이상 증액된 800조원 이상으로 편성할 방침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인공지능(AI) 확산세에 힘입어 내년 국세 세입이 사상 최대인 5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늘어난 재원을 미래 성장동력 확충과 양극화 구조개선에 집중적으로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반도체 초과세수를 재원으로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해 청년세대·신성장 동력·지방·인재 등 4대 분야에 중점 투자하겠다는 방향은 일단 환영할 만하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6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2027년 총지출은 2026년 본예산 대비 10% 이상 늘어난 800조원 플러스 알파,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할 계획"이라며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서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라는 3대 메가프로젝트에 최우선으로 재정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국세수입이 당초 전망한 412조원보다 대폭 늘어난 500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것이다. 애초 정부는 올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내년 총지출 증가율을 5%로 잡았는데, 1년 사이 두 배 이상으로 대폭 상향 조정한 것이다.

이달 1~10일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193% 급증한 112억7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반도체 경기가 초호황을 지속하며 세수가 늘고 있는 만큼 예산지출도 최대한 늘리겠다는 전략으로 이해된다. 반도체 초과세수를 애초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언급대로 '국민배당금'식 분배가 아니라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 집중 투입하겠다는 것은 일단 긍정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초(超)확장재정 기조에도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이는 '지출 구조조정'을 역대 최대 규모로 병행하기로 한 것도 긍정적이다. 대표적으로 수도권 공무원 통근버스가 폐지되고, 17개 부처 중소기업 지원사업은 전면 정비된다.

정부의 이 같은 확장재정 기조는 전반적으로 옳지만, 원래 계획보다 대폭 늘어난 '슈퍼 예산'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이냐는 점이 관건이다. 당장 예산지출을 올해 8.1%에 이어 내년에도 10% 이상 늘리는 초확장재정을 이어갈 경우 가뜩이나 불안한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뛰는 물가와 환율을 의식해 이르면 이달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 중이어서 초확장재정과 정책 엇박자를 낼 것이란 우려 목소리가 높다.

기획예산처는 초확장재정에도 오는 2030년 국가채무비율을 당초 2029년 목표(58%)보다 낮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는데, 예상대로 될지 섣부른 판단은 아직 이르다. 또 내년까지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초확정재정을 펼친 후, 2028년부터 지출 증가율을 단계적으로 낮추겠다고 했다. 하지만 통상 한번 늘어난 예산을 줄이기 쉽지 않다는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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