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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KCC 3세 승계, ‘증여’서 ‘차입 매수’로…새 국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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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6. 07.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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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 장남 정한선 지분변동 관심
자기자본 3.5% 들여 장내 매수
稅부담 줄지만 주가하락 리스크
지분확대·담보관리 능력 등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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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그룹의 3세 승계 작업이 '증여'에서 '차입을 통한 직접 매수'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6년 전 백부에게서 지분을 증여받았던 열세 살 소년이 성인이 된 뒤에는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직접 시장에서 지분을 사들이는 주체로 등장했다. 업계에서는 KCC그룹의 계열 분리·승계 작업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은 지난 6일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변동)를 제출했다. 정 회장의 아들인 정한선 씨의 장내매수로 정 회장 측 KCC글라스 보유 지분이 직전 46.60%(742만2005주)에서 47.71%(761만8805주)로 1.11%포인트 늘었다는 내용이다. 보고사유는 '특별관계자(정한선) 장내매수로 인한 주식 수 및 지분 변동'으로 명시됐다.

정한선 씨가 KCC그룹 지분 이슈의 중심에 처음 등장한 것은 2020년이다. 당시 정몽진 KCC 회장은 자신이 보유하던 KCC글라스 지분 2.03%(17만68주)를 조카인 정한선 씨에게 증여했다. 주당 2만9400원 기준 약 49억원 규모다. 2007년생인 정한선 씨는 당시 만 13세에 불과했다. 이 증여는 정몽진·정몽익 형제 간 계열 분리의 신호탄으로 해석됐으며, 이후 두 형제는 서로의 자녀에게 계열사 지분을 나눠 증여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정리를 이어왔다.

이번 공시는 당시와 결이 다르다. 부모 세대로부터 지분을 넘겨받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자금을 조달해 지분을 사들이는 주체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KCC글라스에서는 정몽익 회장의 재혼 자녀인 차남 정한선 씨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초혼 자녀인 정선우·정수윤·정제선 씨의 지분은 각각 0.3%에 머물러 있다.

세부 변동 내역에 따르면 정한선 씨는 지난 6월 12일부터 7월 3일까지 약 3주 동안 거의 매일 KCC글라스 주식을 장내에서 매수했다. 이 기간 보유 주식은 47만1000주에서 64만7800주로 17만6800주 늘었고, 지분율도 2.95%에서 4.06%로 상승했다. 매수 단가는 2만1116원~2만3986원이었으며 총 취득금액은 약 39억9964만원이다.

이번 거래의 핵심은 자금 조달 방식이다. 공시된 취득자금 조성 내역을 보면 정한선 씨의 자기자금은 1억4003만원으로 전체의 3.5%에 불과하다. 나머지 38억5961만원(96.5%)은 한국증권금융에서 빌린 차입금이다. 자기자금 출처는 '보유현금(금융소득 등)'으로 기재됐다.

담보는 이번에 매입한 KCC글라스 보통주 31만8500주다. 대출기간은 2026년 6월 16일부터 2027년 6월 16일까지 1년이며 금리는 CD(양도성예금증서) 수익률에 1.58%포인트를 더한 변동금리 방식으로 계약 체결일 기준 연 4.51%다. 담보유지비율은 110%로 설정됐다. 매입한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 다시 지분을 확대한 구조다.

이 같은 방식은 정한선 씨 개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번 보고서에는 정몽진 KCC 회장의 자녀인 정재림·정명선 씨 역시 한국증권금융을 상대로 KCC글라스 주식과 KCC 주식을 공동담보로 제공해 여러 차례 대출을 실행한 내역이 함께 담겼다. 일부는 기존 공동담보를 활용해 추가 담보 제공 없이 신규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해당 거래가 단순한 지분 매입을 넘어 KCC그룹 3세 승계 방식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은 부모 세대가 지분을 증여하는 방식으로 계열 분리와 승계 작업을 진행했다면, 이제는 3세들이 직접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해 시장에서 지분을 확보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승계 과정의 주체가 부모 세대에서 자녀 세대로 옮겨가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담보대출을 통한 지분 확대는 리스크도 안고 있다. 증여세 부담을 줄이면서 지분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주가가 하락하면 담보유지비율을 맞추기 위해 추가 담보를 제공하거나 일부 대출을 상환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담보로 잡힌 주식이 처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에는 지분 확대 속도뿐 아니라 담보 관리 능력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KCC그룹은 정몽진·정몽익·정몽열 3형제가 각각 KCC, KCC글라스, KCC건설을 맡아 사실상 독립 경영 체제를 구축한 상태다. 다만 형제 간 상호 지분 정리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향후에도 증여와 장내매수, 담보대출 등을 활용한 지분 이동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이번 사례처럼 3세가 직접 자금을 조달해 지분을 확대하는 방식이 반복될 경우 KCC그룹의 승계 작업도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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