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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를 뜯어고칠 때 여러가지 잡음이 따라붙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개혁은 '이상'이 아니라 '현실' 위에서 작동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질문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없애면 범죄 피해자 권리 구제에 전혀 문제가 없느냐"다.
최근 법조계는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완수사는 검찰 권한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경찰 수사를 한 차례 더 검증하는 '안전장치'라는 것이다. 범죄 피해자의 권리 구제와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해 최소한의 사법적 통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검찰 내부에서도 '원론적인 입장'은 분명하다. 경찰의 수사 완결성이 충분히 높아져 검찰 수준의 법률적 판단이 가능해진다면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은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현실이 아직 그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경찰은 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1차 수사종결권을 부여받으며 수사의 책임성이 강화됐다. 하지만 제도가 시행된 지 이제 5년 남짓이다. 국가수사본부 역시 아직 네 번째 본부장을 맞이한 조직이다. 반면 검찰은 46명의 검찰총장을 거치며 수십 년 동안 형사사법 체계에서 국가 법률전문가 조직으로 사건을 검증해 왔다.
물론 조직의 역사만으로 우열을 가를 수는 없다. 다만 수사 체계의 성숙도를 논할 때 축적된 경험과 제도 운영의 시간은 무시하기 어려운 요소다. 더욱이 경찰의 수사 인력 운영 방식도 아직 완성 단계라고 볼 수 없다.
우종수 전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해 퇴임 전 '수사 전문 인력' 육성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검경수사권 조정 시행 3년 차를 맞아 '수사경찰 리뉴얼'이라는 간판을 내세워 수사품질 상향 평준화, 소극적인 일부 수서부서의 과·팀장 옥석 가르기, '수사 경과' 보유자들을 수사 부서에 대거 배치하며 수사의 기반을 다졌다. 다만 수사경찰을 자체 선발하는 구조를 만들지 못하고 퇴임했다.
형사사법 제도는 어느 한 기관의 이해관계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수사기관 간 견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마지막 안전장치까지 함께 걷어내서는 안 된다. 특정 조직에 대한 '호불호'가 형사사법 체계의 기준이 되는 순간,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
보완수사권 존폐의 기준은 정치적 결단이 아니라 수사 역량이어야 한다. 경찰 수사가 전국 어디에서나 균일한 수준으로 이뤄지고, 법률적 판단과 증거 검증 능력이 충분히 축적됐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 때 비로소 폐지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
지금은 아직 아니다. 검찰은 46대의 역사를 쌓아 왔고 국가수사본부는 이제 네 번째 수장을 맞았다. '46대 4'. 이 숫자가 말하는 것은 조직의 우열이 아니라 제도의 축적이다.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검증 장치를 없애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