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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 쫓다 ‘안보·일자리’ 다 잃은 캐나다…지방정부 비난 후폭풍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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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7. 1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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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 잠수함 사업, 독일 '도면 구남' 선택 후 비난 거세져..
韓, 추가협상·인터뷰 요청 단숨에 거절… "소모품 아니다" 철저한 선 긋기
3조 4천억 수소 밸류체인 무산, 캐나다 공장·제철소 도미노 붕괴 서막
0713 Carney 캐나다 수상 TKMS
지난 6일 캐나다 핼리팩스 해군기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캐나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방 조달인 '초계잠수함 프로젝트(CPSP)' 기종으로 독일 TKMS사의 Type 212CD 잠수함이 선정되었음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카니수상 인스타그램
캐나다 마크 카니 정부가 60조 원 규모의 차기 잠수함 도입 사업(CPSP)에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택하면서 국가 안보 공백은 물론 자국 산업계의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

실전 배치돼 검증을 마친 대한민국 KSS-III(장보고-III) 대신, 세계 어느 나라도 실제 운용하지 않는 '도면상 잠수함' 212CD를 택한 대가다.

카니 총리는 지난 6일(현지시간)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서 TKMS 선정을 공식 발표했다. 캐나다 정부는 평가 배점상 유지·정비 지원 체계(50%)를 가장 중시했고, 나토 동맹국인 독일·노르웨이와의 상호운용성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니 총리는 "TKMS와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한화오션을 예비 공급업체로 지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남겨, 대한민국을 협상 지렛대로 남겨두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 팀코리아 "더 이상 소모품 아니다"… 프로젝트 비버 전면 철수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대응은 신속하고 단호했다. 현대차그룹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6월 캐나다 현지에서 직접 발표했던 31억 캐나다달러(약 3조 40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 비버' 추진을 사실상 접었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수소 액화플랜트, 앨버타 충전 인프라, 온타리오 수소트럭 공장을 잇는 이 사업은 한화오션 수주를 전제로 설계된 패키지였다.

업계에 따르면 7일 현대차그룹은 해당 자금을 울산 수소연료전지 공장(총 투자 9300억 원, 2028년 가동 목표)과 9조 원 규모 새만금 AI 수소시티 등 국내 핵심 거점으로 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화오션의 발걸음도 빨랐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지난 7일 한화오션이 온타리오 조선소(Ontario Shipyards)·모호크 칼리지와 지난 2월 체결한 조선 기술 훈련센터 설립 협력에서 공식 철수한다고 보도했다.

킬런 그린 한화캐나다 대변인은 CBC에 "한화와 온타리오 조선소, 모호크 칼리지의 계약은 잠수함 사업 선정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모든 것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훈련센터가 가동됐다면 1000~1200명의 학생이 용접·전기·해양기계·로보틱스 분야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 폴 암스트롱 모호크 칼리지 총장의 설명이다.


◇ 알고마 철강 500명 재고용 무산… 지역사회 "아쉽다"

투자 철회의 파장은 온타리오 북부 철강벨트로 번지고 있다.

한화오션은 수주전 과정에서 알고마스틸과 3억 4500만 달러(약 5195억 원) 규모의 구조용 강재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미국 관세와 전기로 전환 여파로 해고된 철강 노동자 1000명 중 500명을 재고용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계획이 무산되면서 지역 경제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 국방경제학자인 칼 스코그스타드 레이크헤드대 교수는 CBC에 "한화오션의 제안에는 알고마스틸로 자금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온타리오 북부에 분명한 이익이 있었다"며 "지역 입장에서는 분명 아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테드 커크패트릭 온타리오 조선소 사업개발 부사장 역시 "한화오션의 지원은 기술 이전과 교육훈련에 기반해 정확한 금액 환산은 어렵지만 매우 중요한 지원이었다"고 밝혔다.


0505 도산안창호함02
지난 5월중 연합해군 훈련을 위해 진해에서 출발해 괌을 거쳐 약 40일간의 항해 끝에 하와이 진주만-히컴 연합기지에 도착한 대한민국 해군의 3,000톤급 최신예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SS-083)'이 부두에 정박해 있는 모습 / 사진=대한민국 해군
◇ 실전 검증 KSS-III vs '설계도 잠수함' 212CD

캐나다의 이번 선택이 더 뼈아픈 이유는 성능·검증 격차 때문이다. 한화오션이 제안한 KSS-III 배치Ⅱ는 이미 실물이 건조돼 대한민국 해군에서 운용 중인 플랫폼이다.

선행 모델인 도산안창호함은 진해에서 괌·하와이를 거쳐 캐나다 서부 에스퀴말트 기지까지 1만 4000㎞를 항해하며 장거리 작전 능력과 상호운용성을 실증했다.

반면 TKMS가 제안한 212CD는 아직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 설계 단계 모델이다. 캐나다 유력지 오타와 시티즌은 "캐나다가 졸지에 검증되지 않은 잠수함의 최대 운용국이 될 처지"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전력 공백 문제도 심각하다.

캐나다 해군이 보유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 중 실제 작전 투입이 가능한 함정은 단 1척뿐이다. 데이비드 패첼 캐나다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지난 5월 새 잠수함이 언제 필요하냐는 질문에 "어제라도 필요했다"고 말할 정도로 절박함을 토로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TKMS는 애초 2036년이던 첫 4척 인도 시점을 독일·노르웨이 발주 물량 일부를 캐나다에 우선 배정하는 방식으로 2034년까지 2년 앞당기겠다고 제안했다. 유럽 방산 특유의 만성적 납기 지연 전력을 감안하면, 이 약속이 그대로 지켜질지는 두고 볼 문제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0713 Carney 캐나다 TKMS
캐나다 초계잠수함 프로젝트(CPSP) 기종으로 선정된 독일 TKMS사의 Type 212CD 잠수함의 파생형(Type 212A급 추정)이 거친 물살을 가르며 항해하고 있는 모습. 이미지 좌측에는 캐나다 국기와 함께 "캐나다의 안전한 미래를 향해 잠항하다(DIVING INTO A SECURE FUTURE FOR CANADA)"라는 문구가, 우측 하단에는 제작사인 "TKMS" 로고가 박혀 있다. / TKMC 페이스북
◇ 사브 조기경보기 이어 잠수함까지… 카니 수상의 '탈미 유럽행'

이번 결정은 개별 사업이 아니라 캐나다의 안보 전략 전환이라는 큰 흐름 속에 있다.

카니 정부는 지난 5월 27일 미국 보잉의 E-7 '웨지테일' 대신 스웨덴 사브의 조기경보기 '글로벌아이'를 차기 기종으로 선정했다. 당시 카니 총리는 캐나다군 장비 지출의 70% 이상이 미국으로 흘러가는 구조를 바꾸겠다고 공언했고, F-35 88대 구매 계약 축소 검토까지 시사한 바 있다.

오타와 칼턴대 필립 라가세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독일·노르웨이와의 군사적 유대가 이번 결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고 짚었다. 잠수함에 이은 조기경보기 선택은 캐나다가 대서양 건너 유럽으로 안보축을 옮기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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