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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무역합의 버티는 인도…“유리하지 않으면 서두르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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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7. 1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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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그리어 USTR 대표 방문에도 잠정 합의 불발
수출 호조·영국 FTA 발효 등으로 협상력 강화
"급한 합의보다 지연이 더 현명" 전문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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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과 모디 총리가 지난달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계기 양자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인도가 미국과의 무역합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쟁국보다 유리한 관세 조건을 확보하지 못하면 합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와 미국은 수개월간 무역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달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뉴델리를 방문해 잠정 무역합의를 마무리하려 했고, 양측 모두 제한적 합의가 가능하다고 기대했음에도 타결에 실패했다.

협상 내용을 아는 인도 정부 관료는 "미국이 중국 등 경쟁국 대비 관세 우위와 합의 이후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보장을 하지 않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관료는 "유리하지 않은 조건의 합의에 서두를 생각이 없으며, 농업 분야 양보라는 레드라인은 지키겠다"고 말했다.

피유시 고얄 통상산업장관은 전날 양국이 "균형 잡힌 합의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제시 아그라왈 통상차관도 "프레임워크 합의는 준비돼 있으며, 적절한 때 서명할 것"이라면서도 "합의의 핵심은 비교우위"라며 경쟁국 대비 우위가 확보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국 측도 합의를 기대하지만 입장 차이가 있다. 협상 내용을 아는 미국 소식통은 인도가 원하는 관세 특혜를 얻으려면 자체적으로도 양보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시각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미국 관료는 인도가 "때로 느리고 관료적이며 어려운 협상 태도를 보였다"고 말해 조기 합의 가능성이 낮음을 시사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인과 미국을 최우선에 두는 역사적 무역합의를 마무리하기 위해 인도 측과 생산적으로 교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 2월 인도 상품에 18% 관세를 부과하는 대신 인도가 무역장벽을 낮추고 미국 상품 구매를 늘리는 프레임워크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같은 달 미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기반 관세를 무효화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대체하기 위해 무역법 122조에 따른 10% 관세를 임시 부과했으나, 이 관세도 오는 24일 만료된다. 미국은 만료 전에 과잉 생산능력과 강제노동을 명목으로 한 무역법 301조 조사를 통해 새 관세를 도입하려 하고 있는데, 강제노동 조사에서는 인도를 포함한 수십 개국에 최대 12.5%의 추가 관세를 제안한 상태다. 인도는 과잉 생산능력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인도가 합의를 서두르지 않는 배경에는 경제적 자신감이 있다. 4~6월 인도 상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5% 늘었다. 이란 전쟁으로 타격을 받았던 걸프 지역 수출도 대체 운송로 확보에 힘입어 3월 26억2000만 달러(약 3조9000억 원)에서 5월 53억 달러(약 7조9000억 원)로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대미 수출도 4~5월 172억9000만 달러(약 25조9000억 원)로 소폭 증가했다.

여기에 인도-영국 자유무역협정(FTA)이 이달 15일 발효되고, 올 1월 서명한 EU와의 FTA도 내년 초 발효될 예정이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소장은 "인도 협상가들은 강한 경제, 다른 파트너와의 다변화, 국제적 전략적 위상을 바탕으로 협상에서 레버리지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정치적 계산도 더해졌다. 미국 민주당 소속 주(州) 법무장관 22명이 강제노동 관련 관세에 이의를 제기했듯, 미국의 일부 무역 조치가 법적·정치적으로 좌절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여기에 모디 총리의 최근 주 선거 승리도 급한 합의에 저항할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을 넓혔다. 인도국민당(BJP) 지도부는 무역합의가 농민과 소기업을 보호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전직 통상 협상가인 아자이 스리바스타바 글로벌무역연구이니셔티브(GTRI) 설립자는 "급한 합의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것이 일시적 관세 경감 이상의 비용을 수반할 수 있는 의무에 묶이는 것보다 더 현명할 수 있다는 것을 인도가 깨닫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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