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와르 총리 "허가 없으면 구금"… HRW "보호가 우선"
5월 이후 온라인 혐오 확산… 등록 난민만 12만60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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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당국은 전날 저녁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UNHCR 사무소 앞에 모여 있던 로힝야족 난민 100여 명을 구금했다. 경찰 트럭 4대에 나눠 실려 현장을 떠난 이들은 하루 전 북부 페낭주에서 집을 잃고 도움을 청하러 온 사람들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26일 페낭주에서 지역 주민들에 의해 집에서 쫓겨났다고 말했다. 밤새 버스를 타고 수도 쿠알라룸푸르로 올라온 것도 UNHCR에 재정착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붙잡힌 이들 중에는 여성과 어린이도 있었다.
20년째 말레이시아에 살아온 난민 사예드 카심씨는 이날 새벽 아내, 자녀와 함께 UNHCR 건물에 도착했지만 어느 기관에서도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아무도 우리 문제를 도와주지 않았고,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도 UNHCR 건물 앞에 사람들이 모인 데 대해 대중의 우려가 제기됐다며, 적법한 체류 허가가 없는 사람은 이민당국이 구금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에서 "누구도 도시의 어느 한 부분이라도 차지할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페낭주 역시 로힝야족이 주 정부와 국가안보회의를 비롯한 연방 당국의 지원을 받아 "자발적으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아누아르 압둘 라흐만 스브랑프라이우타라 지역 경찰서장은 성명에서 "이번 이송은 해당 지역의 로힝야족 인구가 늘면서 생긴 경제적·영역적 경쟁 때문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브리오니 라우 아시아 부국장은 말레이시아의 로힝야족 난민이 체포와 단속의 위협에 상시 노출돼 있으며, 온라인 혐오가 급증하면서 공포 분위기가 더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말레이시아 정부는 집에서 쫓겨난 난민을 구금해 이들을 더 겁주는 대신, 보호하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퇴거는 5월 이후 로힝야족을 겨냥한 온라인 혐오 발언과 허위정보가 늘어난 가운데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로힝야족을 향한 괴롭힘과 감시가 심해졌고 학교가 무더기로 문을 닫는 일도 이어졌다.
UNHCR 홈페이지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말레이시아에 등록된 로힝야족 무슬림은 12만6000명이다. 여기에 인권단체들은 서류 없이 지내는 사람이 그보다 훨씬 많다고 본다. 말레이시아는 유엔 난민협약에 가입하지 않아 망명 신청자를 법적으로는 불법 이민자로 취급하지만, 무슬림이 다수인 이 나라는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박해를 피해 온 로힝야족에게 오랫동안 피난처로 여겨져 왔다.
그런 인식이 달라진 것은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다. 당시 로힝야족은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현지 문화를 존중하지 않으며 일자리를 놓고 현지인과 경쟁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