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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공시 투명화 나선 금감원…업계는 “현실성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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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원 기자

승인 : 2026. 07. 3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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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연구개발 이력·공모가 산정 기준·보도지침 강화
업계, 비밀유지 기술이전 공시 '불가능'·희귀질환 공모가 산정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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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생성한 이미지.
금융감독원이 제약바이오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고자 전면 개편된 공시 가이드라인을 내놨지만, 업계는 글로벌 거래 관행과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상장 전·후 기업의 정보 공개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으로, 금감원은 향후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와 논의를 거쳐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IPO 추진 기업의 공모가 산정 근거 명시, 상장사의 연구개발(R&D) 이력관리 총괄표 신설, 기술이전 계약 세부 조건 공시, 언론보도 기준 마련 등을 골자로 하는 '제약바이오 공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업계는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세부 항목에 대해선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특히 기술이전 계약의 공시 범위를 두고 우려가 컸다. 가이드라인은 상대방이 비공개를 요청하더라도 계약금, 마일스톤, 로열티 등 주요 조건을 공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이전의 현실적인 문제는 비밀유지계약(NDA)이 걸림돌"이라며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을 이전하면 일정 부분은 공시할 수 있으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조차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비밀취급 신청 제도를 별도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부 단계나 로열티 요율, 특정 기술료 조건 같은 것들은 빅파마 입장에서는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며 "로슈, 노바티스, 베링거인겔하임이 동일한 파이프라인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누구를 인수하거나 라이선스인(License-In) 할지는 서로에게 기밀사항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공동연구 여부처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부분과 세부 로열티·기술료 조건처럼 경쟁사에 노출되면 안 되는 부분은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계약 세부 조건을 전부 공개해야 한다면 외국 빅파마가 그런 나라의 기업과 계약을 하려 하겠느냐는 우려가 업계에서 많이 나왔다"며 "공시가 지나치게 강화되면 중국 기업과의 협력을 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공모가 산정 근거의 표준화 규정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은 공모가 산정 시 타깃 시장의 규모 산정금액을 명시하고, 임상 근거와 개발 기간, 소요 자금을 구체화해야 한다.

그러나 데이터가 적은 희귀질환 치료제나 새로운 기전의 혁신신약 분야는 비교 대상 자체가 부족해, 타깃 시장의 규모와 임상 성공 확률 등을 객관적인 수치로 제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만 치료제처럼 자료가 많은 시장과 달리 각자 희귀질환을 다루는 기업들의 시장 규모는 어떻게 표준화할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언론보도보다 공시 의무를 우선해야 한다는 대목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보도자료 전 공시 우선 의무화' 등 언론보도 지침이 비상장사와의 형평성 문제와 정당한 IR 활동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어서다. 투자에 민감한 정보는 보도자료보다 공시로 먼저 공개하고, 과장되거나 주관적인 표현을 지양하는 내용이 이번 가이드라인의 핵심 내용이다. 하지만 이는 자칫 향후 투자 유치를 위한 정당한 기업 홍보 활동이 경직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IR 담당자는 "국내 바이오텍의 80% 이상이 비상장 기업인데, 이들의 언론 보도는 어떻게 통제할 수 있겠느냐"며 "상장 기업에 국한된 얘기라 해도 표현의 자유와 홍보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감원은 개선안 정착을 위한 설명회를 열고, 증권신고서 심사 과정에서 가이드라인 반영 여부를 점검해 필요하면 정정도 요구할 방침이다.
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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