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영향으로 소시지 유명 예술, 특히 음악은 극강 경쟁력 대극원 공연은 거의 매일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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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의 명동이라고 할 수 있는 중양다졔. 얼음왕국의 경쟁력을 대변한다고 해도 좋다./하얼빈=홍순도 특파원.
관광과 식음료를 분리해 따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양자는 자웅동체라고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얼음왕국이라는 별명의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은 진짜 이 표현이 아주 잘 들어맞는 대단한 관광지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식음료 산업 분야에서도 막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야 한다.
중국 전역에서 널리 사랑받는 음식들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우선 이제는 한국의 중화요리 중 하나로 정착된 탕수육의 원조에 해당할 궈바러우(鍋巴肉)를 꼽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하얼빈 시내 그 어느 곳을 가서 먹더라도 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음식으로 손색이 없다. 중국 전역에 알려진 유명한 식당도 있다. 시내에 지점이 여럿 있는 라오추자(老廚家)를 주인공으로 꼽아야 한다.
그러나 가장 경쟁력 막강한 곳은 역시 하얼빈의 명동이라고 해야 할 중양다졔(中央大家)에 소재한 본점이라고 해야 한다. 1년 365일 어느 때 가더라도 이곳의 진미를 맛보려는 중국인과 외국인 고객들이 넘쳐나는 곳으로 유명하다. 맛과 품질에 관한 한 전국 최고를 자랑하나 비싸지도 않다. 미국 출신의 사진 작가인 댄 산도발 씨가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도 가격표를 보니 엄청나게 싸다. 완전 가성비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찬탄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듯하다.
추린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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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붉은 훈제 소시지의 명가 추린리더스식품의 본사 건물. 직원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하얼빈=홍순도 특파원.
지리적, 역사적으로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인 탓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붉은 훈제 소시지도 거론해야 한다. 126년 역사를 자랑하는 추린(秋林)리더스식품의 제품이 가장 유명하다. 중양다졔를 비롯한 시내 곳곳에 소재한 추린리더스 판매점 직원들이 대단한 자부심을 보여주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밀전병에 고기나 채소류, 계란 등을 볶아 싸 먹는 춘빙(春餠) 역시 간단치 않다. 또 춘빙보다 조금 더 얇고 기름에 부친 진빙(筋餠)도 맛보지 않으면 "진짜 하얼빈에 갔다 왔나?"라는 비아냥을 들으면서 후회할 수 있다. 라오창(老昌)춘빙의 경우는 중국 음식에 관심이 많은 한국의 셰프들이 종종 방문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얼린 과일인 둥리(凍梨)는 거리 곳곳에서 시민들이 하나씩 들고 다니면서 먹는 특산품으로 유명하다. 배를 비롯해 얼린 홍시가 특히 많은 사랑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거리 곳곳에 홍시 등의 씨가 버려져 있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나 음식문화의 경쟁력을 크게 떨어지게 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스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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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의 명물 중 하나인 마뎨얼아이스크림 상점. 맛을 보려는 관광객들로 늘 상점 앞이 인산인해를 이룬다./하얼빈=홍순도 특파원.
이외에 칭다오(靑島)맥주 만큼이나 유명한 하얼빈맥주, 얼음왕국의 별명다운 특산품인 아이스크림은 하얼빈의 모든 일상에 녹아 있다고 해야 한다. 중양다졔를 분주하게 오가는 시민들과 중국 내외 관광객들의 손에 전국적으로 유명한 마뎨얼(馬迭爾·모던Modern)아이스크림이 하나씩 들려 있는 것은 확실히 괜한 게 아닌 듯하다.
하얼빈은 예술, 특히 음악에서도 극강의 경쟁력을 자랑한다. 전국의 유명 음악인들 중의 90%가 하얼빈 출신이라면 굳이 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 한국 출신의 저명한 작곡가 정율성이 하얼빈과 밀접한 인연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로 보면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해야 한다. 중앙다졔를 비롯한 거리 곳곳 건물들의 베란다에서 노래하는 전문, 아마추어 가수들이 자주 눈에 띄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거리 곳곳에서 열리는 음악회 등은 때문에 하나 이상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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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중심가에서 최근 열린 거리 공연. 하얼빈이 예술에서 극강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말해준다./하얼빈=홍순도 특파원.
건축 면적이 무려 8만㎡인 하얼빈대극원의 존재는 왜 하얼빈이 예술의 도시인지를 정말 잘 말해준다. 각각 1600석과 400석 규모의 대, 소극장이 거의 매일 각종 공연으로 후끈거리는 현실만 봐도 좋다. 거리 곳곳에 내걸린 '하얼빈은 예술의 도시'라는 슬로건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술에 대한 자존심이 거의 극한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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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대극원에서 최근 열린 공연. 하얼빈의 예술 경쟁력을 그대로 말해주는 듯하다./하얼빈=홍순도 특파원.
하얼빈 경제는 아직 전국 평균에 한참이나 못 미친다. 그러나 잠재력은 상당하다. 한번 꽃을 피울 경우 베이징, 상하이까지는 몰라도 톈진(天津)이나 충칭(重慶) 정도는 충분히 따라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중앙 및 성 정부의 대대적 지원이 효과를 발휘한다면 더욱 그렇다고 해야 한다. 이런 사실을 식음료와 예술 분야의 막강한 경쟁력이 잘 말해준다고 봐도 괜찮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