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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의 안보정론] 후티 반군 중동전쟁의 새 변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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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8. 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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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지난 7월 23일 예멘의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고 홍해를 운항 중이던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을 공격하면서 후티와 사우디가 공습을 교환하고 있다. 그런 중에 이란은 사우디 최대의 정유공장을 공습하고 이집트의 천연가스 시설에도 미사일을 쏘았다. 이란은 미국의 공격에 대해 주변 걸프국가들에 분풀이를 하는 인질 작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통한 '동반 자살' 작전, 미국 및 걸프국들의 금융결제망 해킹 등 비대칭 전략으로 버티고 있다. 바야흐로 이란은 대리세력을 동원하여 홍해까지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그래서 후티 반군이 전쟁의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는지가 새로운 관심거리다. 결론부터 말해, 후티 반군에 대한 막연한 과소평가는 세계가 중동사태의 미래를 전망하고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우선, 스스로를 '안사르 알라(Ansar Allah, 신의 조력자들)'로 부르는 후티 반군을 단순한 이란의 하수인이자 한 지역을 장악한 무장단체 정도로 인식해서는 곤란하다. 후티는 이슬람 시아파의 일파인 자이디파(Zaydi)로서 예멘 북부 사다(Saada) 지역에서 활동하다가 2004~2010년 살레(Ali Abdullah Saleh) 대통령의 친미 정부와 내전을 치른 후 2014년 수도 사나를 점령했다. 2015년 사우디는 반미·친이란 시아파 정권의 부상을 막기 위해 아랍연합군을 결성하여 예멘을 공격했지만, 이 전쟁은 내부 결속과 이란과의 밀착 그리고 군사력 증강을 가져와 후티가 '사실상의 국가'로 입지를 굳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렇듯 후티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헤즈볼라와의 지원으로 군사력을 키웠지만, 이란의 꼭두각시로만 보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일 것이다. 이들의 교리는 이란의 '12 이맘파'와 꽤나 달라 이란의 최고지도자를 절대적인 종교적 리더로 맹신하지 않으며, 독자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가지고 행동한다. 즉, 예멘과 이란과의 관계는 '반미·반이스라엘·반사우디'라는 동일한 지정학적·이데올로기적 목표를 공유하는 '자율적 전략동맹' 정도로 봐야 한다.

후티의 군사력도 만만하지 않다. 예멘은 국제공인 정부(PLC)가 장악한 동부 사막 지역, 남부 해안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가 지원하는 남부과도위원회(STC), 후티 반군이 장악한 서부 등 세 통치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 중 후티 지역은 국토의 30% 미만이지만 수도 사나를 포함한 인구 밀집 지대를 포괄하며 전 인구의 70%인 2500만여 명을 거느린다. 또한 세계 석유 물동량의 7%와 해상 물동량의 12%가 통과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접하고 있다. 군사력도 단연 최강이다. 내부적으로 파편화되어 있고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군력과 자금력에 얹혀있는 PLC군이나 아랍에미리트의 지원으로 우수한 지상 전투력을 갖추었으나 지역방어 수준에 불과한 STC군과는 달리, 후티 반군은 이란의 지원 아래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자폭 드론, 대함 미사일 등 강력한 장거리 타격 능력과 많은 실전 경험 그리고 결속력을 자랑한다.

일단, 이런 인식을 가진다면 반드시 던져봐야 할 질문들이 있다. 후티가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여 중동전쟁이 확전된다면, 어떤 일들이 생길 수 있을까? 사우디와 후티, 이스라엘과 후티 그리고 예멘 정부군과 후티가 본격적으로 교전에 들어가고 일일 원유 통과량이 2100만 배럴과 900만 배럴인 호르무즈 및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막히는 '이중 조임목(double chokepoint)' 사태가 도래한다면, 유가 폭등 및 물류 대란과 함께 전방위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이 세계를 강타하지 않을까? 그 경우, 중동산 에너지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감내하기 힘든 고통을 겪지 않겠는가? 미국은 어떤 전략을 들고나올 것인가? 이란이 중동 평화를 난도질하면서 폭주하는데도 세계와 미국의 동맹국들은 미국의 외로운 전쟁을 지켜보기만 해도 그만일까? 우리는 이런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예비하고 있는 것일까? 대한민국은 안녕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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