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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성 롤링홀 대표, “밴드 음악이 좋아 31년째 운영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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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6. 08. 04.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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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서 라이브 카페로 출발…서교동 이전후 22년째 한 자리
YB·잔나비·데이식스와 함께 성장… RM, 첫 솔로 공연 열어
韓日 유명 밴드 나서는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 내달 개최
김천성 롤링홀 대표
롤링홀 무대 위 로고를 배경으로 서 있는 김천성 롤링홀 대표의 표정에서 30년 넘게 공연장을 지켜 온 뚝심과 내공이 엿보인다./박성일 기자
처음부터 한국 인디 밴드들의 후견인이 되겠다고 시작한 건 아니었다. 어렸을 적부터 좋아했던 밴드 음악을 마음껏 들을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친형이 운영하던 라이브 카페를 인수한 게 출발점이었다. 당시가 1995년이었다. 그리고 31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날카로운 인상의 청년 사장은 이제 푸근한 외모의 중년 아저씨가 됐다. 그러나 여전히 뜨거운 '록 스피릿'으로 홍대 앞 공연 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김천성 롤링홀 대표의 어제와 오늘이다.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 롤링홀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별 생각 없이 시작했던 일을 진짜 직업으로 받아들인 건 (라이브 카페 인수 후) 10년 정도 지나고 나서부터였던 것같다"면서 "어쩌다 보니 강산이 세 번 바뀌었을 뿐, 많은 분들이 칭찬하시는 것처럼 대단한 사명감으로 공연장을 운영해온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말은 이렇듯 대수롭게 않게 하지만, 코로나19 펜데믹같은 천재지변을 이겨내고 서울 중심부에서 라이브 공연장을 30년 넘게 운영한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물가와 지가 상승으로 해마다 임대료가 치솟기 일쑤인데다, 소규모 공연을 일상으로 즐기는 저변이 해외에 비해 아직은 넓지 못한 탓이다. 기업의 지원을 받지 않는 홍대앞 민간 라이브 소극장 대부분이 공연 대신 행사 개최 등 일반 대관으로 살림을 꾸려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전 없이 같은 장소에서 오랫동안 공연장을 운영하다보니 저를 '금수저' 건물주로 알고 계시는 분들도 꽤 많은데, 사실이 아닙니다. 아주 좋은 건물주를 만난 덕분이죠. 저희는 여느 소극장들과 달리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일주일에 4~5일, 일년에 100회 이상 자체 기획 공연을 올리고 있어요. 직업병으로 보실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소극장을 굳이 꾸려갈 의미가 없으므로 공연을 위주로 한다는 원칙만은 어떻게든 지키려 노력중입니다."

김천성 롤링홀 대표
김천성 롤링홀 대표가 다음 달 초 개최 예정인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 2026' 등 롤링홀의 향후 행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박성일 기자
지나온 시간으로 알 수 있듯이 롤링홀을 요람삼아 성장한 뮤지션들도 상당수다. 이들 가운데 YB와 체리필터는 이곳을 고향처럼 여기는 밴드들이다. 못해도 1~2년에 한 번은 롤링홀 무대에 서고, 홍대 앞을 지날 때면 아무 용건없이 롤링홀 사무실을 들러 김 대표와 수다를 떠는 사이다.

김 대표는 "동지나 다름없는 두 밴드 말고 잔나비와 데이식스, 방탄소년단의(BTS)의 RM도 빼 놓을 수 없다"면서 "특히 데이식스는 결성 초 2년 가량 우리와 손잡고 무대에 올랐는데, 매번 성장하는 게 눈으로 느껴졌을 정도다. 재작년 이들의 고척 스카이돔 콘서트에 사람들이 가득찬 걸 보면서 정말 뿌듯했다"고 귀띔했다. 또 RM에 대해서는 "이미 슈퍼스타의 반열에 올랐던 2022년 12월 롤링홀에서 첫 솔로 무대를 선보였다"며 "훨씬 큰 공연장을 마련할 수도 있었지만, 힙합 신에서 활동하던 무명 시절부터 가장 밟고 싶었던 꿈의 무대였다는 이유로 롤링홀을 찾았다. 정말 의미있는 행보였다"고 높이 평가했다.

한편 개관 30주년이었던 지난해를 기점으로 김 대표는 롤링홀 운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도약을 노리고 있다. K록과 K밴드의 해외 진출에 힘을 보태고, 롤링홀의 확장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 5~6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리는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 2026'은 한·일 밴드 음악 교류의 가교 역할을 맡고 싶어하는 그의 의지가 반영된 두 번째 결과물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총 5개 스테이지에서 70여 뮤지션이 무대를 꾸밀 예정인데, YB·크라잉넛·체리필터·씨앤블루·국카스텐·페퍼톤스 등부터 즛토마요와 우버월드처럼 도쿄돔을 가득 채우는 일본 유명 밴드들까지 화려한 라인업으로 음악팬들의 구미를 자극하고 있다.

"K록과 K밴드가 K팝의 뒤를 따를 차례입니다. 제가 꿈꾸는 미래로 향하기 위해서는 K록과 K밴드의 해외 진출이 늘어나야 하고, 그러려면 밴드 음악이 활성화된 일본과 먼저 손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본 밴드들은 한국을 세계 진출의 관문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므로, 양국이 함께 해야 할 이유가 모두에게 있는 셈이죠. 한·일 밴드 음악 교류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고 난 뒤에는 제2의 롤링홀을 지방에도 열고 싶습니다. 밴드 음악을 연주하고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지방 뮤지션들과 음악팬들이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곳을 마련하려 해요."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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