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고등·평생교육, 이미 교육청서 일부분 담당
새 산정방식, 구조적 결함·교육자치 훼손 등 정부 명분·논리 정면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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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육감은 18일 시교육청 기자단과 미디어 소통데이(미소데이)를 갖고 정부의 교육교부금 개편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현재 교육교부금 개편과 관련, 내국세 연동 비율을 폐지하고 직전 연도 교부금 액수에 최근 3년간의 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의 일정 비율을 곱해 교부금 규모를 산출하는 구조의 개편안이 조만간 정부 국무회의에 상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교육계의 반대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정 교육감이 짚은 지점은 크게 네 가지로, 정부가 내세운 명분과 실제 정책 효과 사이의 간극을 파고들었다.
특히 정부가 미래기금 확보를 통해 유아·평생교육 투자 확대한다는 명분 자체의 모순이다. 기획예산처는 초·중등교육에 편중된 재정을 영유아·고등·평생교육 등 생애 전 단계에 균형 있게 투자하자는 취지를 개편 이유로 들고 있다.
정 교육감은 "유보통합 이후 유치원은 전적으로 교육청 관할이 됐고, 서울시교육청만 해도 도서관 23곳 중 4곳을 평생학습관으로 운영해 평생교육에도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미 교육청이 담당하고 있는 영역인데 마치 교육청이 전혀 손을 놓고 있었던 것처럼 말하며 재원을 빼가려는 것은 이상한 논리"라고 직격했다. 정부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게 아니라, 교육청이 이미 수행 중인 기능의 예산 창구만 바꾸겠다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다.
새 산정 방식 자체의 결함도 지적했다. 교육부는 경상성장률에 학령인구 감소율을 반영하는 산식을 검토 중인데, 애초 40%였던 학령인구 감소율 반영 비율을 35%로 낮췄다.
교육부로부터 설명을 들었다는 정 교육감은 특히 최근 경상성장률 3년은 2023년부터 계산되는데 상대적으로 저성장기라는 점을 지적했다. "2023~2025년 저성장기고 이 때 경상성장률 평균을 계산해보니 증가분이 2조원대에 그친다"며 "교육청 인건비는 매년 3%씩 고정적으로 늘어나는 구조인 만큼, 총액이 소폭 늘어도 사업비는 오히려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절대 예산을 늘려주겠다는 정부 설명과 달리, 실질 가용 재원은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불통에 교육자치도 훼손"…교육감협의회, 19일 긴급 간담회
절차적 결함도 따져물었다. 정 교육감은 교육부를 향해 "지방교육재정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사안인데 왜 교육청과 교육단체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가 없느냐"며 "이것이 첫 번째 요구"라고 의견 수렴 절차를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지난 15일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박홍근 기획처 장관과 최교진 교육부 장관을 만나 여러 우려 사항을 전달했다"며 "정부가 교육감들을 불러 (교부금 개편과 관련해) 설명을 자세히 하고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그런 절차가 굉장히 소홀하다"고 거듭 '불통'을 지적했다.
그는 특히 교육청이 영유아교육과 초·중등교육은 물론 고등교육과의 연계 사업까지 실질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당사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책의 직접 이해당사자인 교육감과 교육단체를 배제한 채 기획재정 당국 중심으로 개편안이 논의되는 구조 자체가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그는 국무조정실 주관 토론회에 대해서도 "정부가 결론을 정해놓고 강변하는 설명회에 가까웠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정 교육감은 이번 논쟁이 서로 다른 층위의 쟁점 세 가지가 뒤섞여 있다고 짚었다. 그는 "내국세 연동제 자체를 폐지할지가 가장 높은 차원의 문제이고, 그다음이 20.79%라는 비율을 양적으로 늘리거나 줄이는 문제이며, 초과 세수를 분모에 넣을지 말지가 그다음 낮은 차원의 문제"라며 "이 세 가지가 뒤섞여 있어 분석적으로 구분해야 정확한 입장이 나온다"고 말했다.
교육자치 훼손 문제도 거론했다. 정 교육감은 내국세 연동 비율이 1970년대 도입된 뒤 교육 범위가 확대되며 단계적으로 늘어 2020년 20.79%로 확정된 역사를 짚었다. 그는 "비율을 늘리거나 줄이는 논의는 할 수 있지만, 연동제 자체를 없애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지금까지 연동제가 확대돼 온 흐름 자체가 교육재정 자치의 강화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이를 통째로 걷어내는 것은 축소 논의와는 성격이 다른 자치 기반의 훼손이라는 논리다. 그러면서 그는 "20.79%를 지키면서 유아·고등교육 등 미래 투자를 늘리면 되는 거 아니냐"고 재차 반문했다. 그는 정부의 발표 시점에 대해서도 "교육부와 기획처 간 입장 차이가 상당히 크다"며 "이번 주 발표는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정 교육감은 정부가 내세운 목적, 즉 생애 전 단계 균형 투자는 기존 20.79% 연동제 틀 안에서도 달성 가능해 목적과 수단이 어긋났다고 봤다. 이번 개편안이 명분의 정당성과 무관하게 절차와 논리 양쪽에서 모두 허점을 안고 있다고 본 셈이다.
한편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19일 오전 교육교부금 관련 긴급 간담회를 화상회의를 통해 개최한다. 정부의 교부금 개편을 둘러싼 전국 교육감들의 반대 움직임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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