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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프리즘]롯데 신격호-신동빈 부자 불화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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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미 기자

승인 : 2009. 02. 0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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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내 마음을 이렇게도 끄는 것은 무엇인가/내 마음을 밖으로 이끄는 것은 무엇인가/방에서, 집에서/나를 마구 끌어 내는 것은 무엇인가./저기 바위를 감돌며/구름이 흐르고 있다!/그곳으로 올라갔으면,/그곳으로 갔으면!/…》

괴테의 시 동경 (憧憬) 중 첫 부분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54)이 부친인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87)을 닮아서일까. 그도 독일의 문호 괴테의 시를 즐겨 암송한다고 한다.그는 요즘 어떤 시를 읊고 있을까? 혹시 동경이 아닐까?

포스트 신격호 의 뒤를 이을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올해 위험한 승부수 를 던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그 배경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왕권 승계 에 앞서 대권안정 을 위한 실적쌓기의 일환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동빈 부회장은 최근 두산주류BG인수와 오비맥주 인수추진, 제2롯데월드 건립 추진 등 거침없는 행보를 하면서 롯데의 후계자 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이미 그룹내는 물론 재계 안팎에서도 포스트 신격호 의 뒤를 후계자로서 이상없음 을 인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굳이 위험한 무리수 를 쓸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1일 재계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니, 신동빈 부회장은 그동안 롯데의 후계자로서 뚜렷한 경영실적을 이뤄내지 못했다는데 대해 상당히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 부회장은 그동안 아버지 신격호 회장에겐 미덥지 못한 아들로 비쳐졌다. 손대는 것마다 실패를 거듭해 마이너스의 손 이란 별명까지 생겨났을 정도였다.

2004년 해태제과 인수 실패, 2005년 진로 인수 실패, 2006년 까르푸 인수 실패 등 중요 M&A마다 고배를 마셨다.

또한 2007년 글로벌 롯데 를 표방하며 야심차게 진출한 러시아 모스크바 백화점은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스크바점에 입점한 한국 브랜드들이 매출부진으로 속속 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해엔 경쟁사인 신세계에 유통왕좌 를 내줘야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또다른 이유는 딸들의 등장 이다. 이들은 신 부회장에겐 목에 걸린 가시같은 존재이다. 신영자 사장이 지난해 봄 2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이는 신동빈 부회장의 실적부진탓이라는 뒷얘기도 있다. 신영자 사장은 복귀 이후 자신의 피와 땀이 서린 롯데쇼핑을 유통지존자리에 다시 올려놓았고, 신격호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 롯데쇼핑 사장과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자리에 신영자 사장을 앉혔다.

설상가상, 지난해 말 신격호의 영원한 샤롯데 로 알려진 셋째부인 서미경의 딸 신유미가 롯데 계열사들의 지분을 늘리며 수면위로 급부상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롯데일가의 후계구도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뒷말까지 나돌았다.

바로 이런 점들이 은둔의 황태자 가 기업사냥꾼 으로 변신하게 된 계기가 됐다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신동빈 부회장은 최근 제2롯데월드 건립을 추진과 동시에 두산주류BG를 인수했고, 오비맥주와 기린산업 공동인수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M&A시장에서 매각설이 돌고 있는 갤러리아백화점, 대신증권 등도 사들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한 자금은 총 2조원 가량.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호텔, 호남석유화학, 롯데칠성음료 등 롯데 계열사들의 채권을 발행해 1조7000억원 이상 자금을 마련했다. 또한 이달 중 2000억원의 가량의 회사채를 신규발행할 계획이다.

핵심은 제2롯데월드 건립 추진이다. 이는 신동빈 부회장이 신격호 회장에게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재계 일각의 소문에 따르면, 신동빈 부회장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신격호 회장은 터무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신동빈 부회장이 일본에 있는 처가 등 모든 가용인프라를 총동원해 아버지를 설득했다는 것.
이런 배경에서 신동빈 부회장이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초고층 제2롯데월드 건립 추진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와관련, 재계의 또다른 쪽에서는 제2롯데월드 건립 추진이 오히려 신동빈 부회장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란 우려섞인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롯데그룹이 확보한 유동성 자금은 약 2조원. 이중 상당부분은 이미 인도네시아 마크로와 두산주류BG(6000억원) 등을 인수합병하면서 이미 상당부분 지불했다.

또한 CJ그룹과 기린산업 공동인수에 성공하고 대신증권의 인수가 모두 현실화 된다면 1조원에 달하는 인수비용이 빠져나가게 된다. 또한 오비맥주의 경영권(지분 51%) 확보에도 적어도 1조원의 자금이 필요한 상태이다.

여기에 신동빈 부회장이 사활을 건 제2롯데월드의 건립비용은 활주로 변경비용까지 합쳐 약 2조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오는 2010년까지 롯데건설 등 일부 계열사들에게 상환해야 할 사채규모도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롯데그룹이 올해 필요한 유동성자금은 약 5조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롯데그룹의 총 유동성 자산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신동빈 부회장이 포스트 신격호 체제를 완벽하게 구축하려는 조급한 마음에 자충수를 두고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신동빈 부회장의 위험한 승부 가 롯데황제 가 되는 즉위식으로 연결될지, 쓰라린 상처를 맞보게 할지, 그것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려있다.

위험한 승부사 신동빈 부회장에게 괴테의 시 충고 를 통해 조심스럽게 충고하고 싶다.

《어디까지 방황하며 멀리 갈 셈인가?/보라, 좋은 것은 여기 가까이 있다./행복을 차지하는 법을 배워 두어라./행복이란 늘 네 곁에 있느니라./너는 자꾸만 멀리 가려 드느냐/보라, 좋은 것은 가까이 있다./네가 잡을 줄만 안다면/행복은 언제나 네 곁에 있느니》/이강미기자 kmlee@
이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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