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태 한남대 정치언론국제학과 교수 |
하지만 화려해 보이는 스포츠, 예술 공연의 무대 이면에는 환경재앙, 경제전쟁, 테러전쟁 등 연일 발생하는 어둡고 비극적인 생사투쟁의 사건들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국제사회에서 진정한 경쟁은 정치·안보전략을 중심한 총체적 국가경쟁력인 것도 이 문제가 생사와 직결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라는 책무를 가진 정부는 주변 강대국 사이에서 안보를 공고히 하기 위해 현실적이며 탁월한 외교안보전략을 펼쳐야 한다. 이 같은 전략이 마련돼야 한국의 위신과 국격이 신장되고 향후 동북아에서 보다 당당한 지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동북아에서는 강대국 간 세력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이 두드러지고, 러시아는 국가 재정비에 한창이다. 일본도 정상국가로의 전환과 함께 강대국으로서의 위상 상승을 노리고 있다. 특히 ‘G2’인 미국과 중국 간 패권경쟁이 점차 노골화되면서 동북아의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두자리 숫자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으로 수출과 외환보유고에서 세계 1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15억에 육박한 인구수까지 더해져 이미 미국과 전세계적인 패권경쟁을 벌일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미얀마 등 아시아 지역에서는 화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경제, 군사원조를 전개하면서 세력을 넓혀 미국과 일본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의 동맹외교와 에너지 외교도 범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중국은 동북공정, 티베트와 신장에 대한 억압적 관리, 대만의 군비 무기구매 관리 등에서 보여주듯 이미 도광양회(韜光養晦) 전략을 벗고 적극적 힘을 행사하고 있다.
높은 경제성장과 이에 바탕한 중국의 적극적인 외교·안보전략은 동북아에서 기존의 세력균형을 변화시키고 있다. 기존 강대국 간 세력경쟁의 와중에서 분리-지배 현상으로 희생양이 된 한국은 이러한 국제정세 변화를 직시해야 한다.
아시아에서 중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 중국과 인도 간 세력경쟁이 발생할 경우 중립적 입장에서 세력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 동북아 지역에 대한 영토적 야심이 적고, 대립하는 세력 중 약한 쪽을 지원해 세력판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과 능력을 가진 국가이다.
한국은 미국의 큰 추와 함께 불안한 동북아 정세를 안정과 균형으로 회복시키는 작은 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과의 동맹외교 정상화 및 강화가 필요하다. 전시작전권에 관한 재논의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돼야 한다.
한스 모겐쏘, 헨리 키신저, 모턴 카플란 등 국제정치학자들은 국세사회에서 영원한 동맹국가는 없다고 주장한다. 모든 국가가 임시동맹국가라는 것이다. 그러나 당분간 한미관계는 우리의 안보와 멀지 않은 시기에 도래할 수도 있는 통일 준비를 위한 핵심 요건이다.
인도, 베트남, 러시아 등과의 유대관계도 보다 체계화해야 한다. 다수의 전략적 동반자 국가 관계 유지보다 치밀한 계획, 과감한 선택에 따른 핵심 동맹 국가들을 체계적으로 유지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중한 국가, 믿을 만한 국가의 이미지형성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위정자들의 근시안적인 안목이 국가안보를 부실하게 하고, 한반도가 강대국 간 거래와 협상의 먹잇감으로 전락해 반세기 이상 분단국가의 아픔을 겪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 향후 통합된 국가가 될 지, 분단국가로 남을지, 아니면 소멸의 운명을 맞이하는 국가가 될 것지는 정책 결정자, 학자 그리고 온 국민의 손에 달려있다. 후손들이 보다 안심하고 자부심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는 국가 토대를 만들기 위한 정치·안보 전략 마련이 시급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