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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극적인 장면만 있냐. 그 모든 것이 사실이냐" 하는 내용들이다.
나는 그런 분들에게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최근 상영하는 영화 한편을 꼭 보라고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그 영화는 실제 북한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영어, 일본어로 제작된 영화는 탈북여성의 음성을 모자이크로 처리해 보여준다.
나는 조선말 말고는 잘 몰라 일부 못 알아듣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이 국경을 넘다 총에 맞아 죽거나 겨울에 두만강을 건너다 얼어 죽는 얘기, 또는 탈북한 여성이 중국인에 팔려가 짐승 취급을 받는다는 내용 등이다.
특히 중국인들의 경우 "너는 인신매매로 팔려왔으니 아내도 며느리도 아니니까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며 강요하기 일쑤다.
마치 물건 취급하는 꼴이다.
영화에 나오는 그 탈북여성도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두 자녀를 데리고 도망쳐 나온다는 얘기부터 꺼낸다.
또 북한 처녀가 탈북을 시도해 중국에서 붙잡히면 여지없이 북송조치되는데 북한보위부에서 이들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내용도 나온다.
북한 처녀들은 탈북할 때 만약을 몰라 중국 위안화를 돌돌 말아 비닐에 싸서는 여성의 은밀한 부위에 감추는데 북한 보위부 애들은 옷을 몽땅 벗겨놓고 거기에 손가락을 넣어 그것을 빼낸다.
심지어 생리하는 애들의 피묻은 돈까지 빼내 물에 씻은 돈으로 술을 사먹는 일도 있는데 영화속 탈북 여인은 이걸 증언한다.
이 여성은 "그런 놈들이 사람이냐. 때가 되고 기회가 되면 북한 가서 그 놈들 7촌까지 다 말려죽이고 싶다"고 말한다.
이 영화를 본 외국인 관광객들은 나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예컨대 "저 영화를 같이 봤는데 탈북한 지금의 심정은 어떠냐, 영화 속에 나오는 김정일의 얼굴을 보면 어떠냐. 북한은 일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북한체제가 어떻게 변할 것 같으냐" 하는 것들이다.
그러면 나는 북한체제 변화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북한체제는 김정일이 죽어도 달라지지 않는다. 대를 잇는 그 체제는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다. 하지만 국민들이 고난의 행군 때 김정일이 쪽잠을 자고, 제기밥(주먹밥)을 먹고 현지지도 한다고 해서 옛날엔 그 말을 믿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김정일이 자기 호주머니에 돈을 숨기고, 여성편력이 심하다는 것을 다 알아 탈북할 마음이 오히려 높아진다"고 대답한다.
또 "아무리 북한 정부가 얘기해도 믿지 않고 그 자체가 거짓선전 이란 걸 다 안다"고 답변해 준다.
북한이 베일에 가려져 있어 궁금증을 유발할 수는 있지만 그 실상은 사실 그대로여서 어떨 땐 나도 몸서리 나는 게 사실이다.
수기 내용이 최근과는 좀 다를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범주는 그대로인 게 북한의 실상이다.
북한이 은둔의 나라라 신기하기도 하고, 어떨 땐 안타까울 수도 있다.
그러나 중간간부 이상만 돼도 그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물 불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돈을 상납 받아 쌓아두다 설령 일이 잘못되면 돈으로 매수하느라 혈안이다.
북한에서 서울로 오는 것은 브로커를 통하면 되니까 모든 것이 돈만 있으면 가능하다.
엄격한 통제를 하면 할수록 북한체제에 대해 환멸을 느껴 탈북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이를 결심하기까지는 많은 고통이 뒤따른다.
편안하고 안락한 가정을 두고 떠나야 하는 불안감, 남겨진 가족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탈북을 실행하기가 어렵지 그러고 싶은 마음은 북한 사람 모두 똑같다고 보면 틀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