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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물산이 입주해있는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타운 빌딩. |
실제 삼성물산의 주가는 건설부문과 상사부문 등 자체 기업실적 외에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영업이익과 향후 전망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업의 가치가 오를 때마다 삼성물산의 가치도 함께 올라 삼성물산에 투자하는 것은 사실상 삼성그룹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삼성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면 삼성물산이 실제 그룹 최상위 일반지주회사로 변신할 가능성도 있다.
관건은 역시 자금, 즉 실탄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핵심이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 금융사들과 비상장 계열사를 제외하고, 상장된 제조업 계열사들의 지분을 지주사 최소요건인 20% 확보하려 해도 최소한 33조원 가량의 천문학적 추가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31일 금융감독원(원장 권혁세)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상장기업인 삼성전자(4.06%), 제일기획(12.64%), 삼성증권(0.27%), 삼성카드(2.39%), 삼성테크윈(4.28%), 삼성정밀화학(5.59%), 아이마켓코리아(10.57%)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또 비상장기업인 삼성에버랜드(1.5%), 삼성SDS(18.3%), 삼성종합화학(38.7%), 삼성석유화학(27.3%)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그룹 내 계열사들의 지분가치는 30일 시가총액 기준으로 6조6318억원이다.
상장지분의 가치만 삼성물산의 시가총액 12조6584억원의 절반이 넘는 셈이다.
여기에 주요 비상장사인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 등의 가치까지 포함시키면 삼성물산의 기업가치는 실질적으로 계열사들의 지분가치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으로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런 경향이 화학계열사들과의 관계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지주회사로 전환, 실탄은 얼마나?
삼성물산이 지주회사가 되려면 자회사가 상장기업일 경우 20%, 비상장기업일 경우 4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30일 종가기준으로 상장계열사들의 지분을 20%씩 확보하면 모두 33조5294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이 중 대부분인 23조858억원이 삼성전자 지분확보에 들어간다.
현행 공정거래법을 전제로 하면 일반지주회사는 금융자회사를 둘 수 없기 때문에 삼성물산이 일반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금융계열사 지분은 처분해야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일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삼성SDS의 상장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도 있지만 여전히 많은 비용이 요구된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다른 계열사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등은 자회사-손자회사 체제로 갈 수도 있다.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삼성테크윈 등의 수직구조로 가면 삼성전기 등 손자회사의 지분은 자금여력이 많은 삼성전자가 확보하면 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삼성SDI(20.4%), 삼성전기(23.7%), 삼성중공업(17.6%), 삼성테크윈(25.5%), 호텔신라(5.1%), 제일기획(2.6%), 삼성정밀화학(8.4%), 아이마켓코리아(10.6%), 삼성카드(35.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손자회사로 두어 5조7897억원을 절약해도 27조7396억원의 비용이 든다.
한편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사장 등 오너일가는 삼성물산의 추가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삼성물산의 주요 주주현황은 삼성SDI(7.39%), 삼성생명(4.96%), 이건희 회장(1.41%), 삼성복지재단(0.15%), 삼성문화재단(0.08%), 자사주(6.03%) 등이다.
이건희 회장이 가지고 있는 1.41%의 지분으로는 지주사 체제에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미 지주회사로 전환한 LG의 경우 구본무 회장이 우호지분을 포함해 48.59%의 지주사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 등이 안정권인 50%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특수관계인 등 우호지분을 제외하고도 약 30%의 추가지분이 필요하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조7975억원이다.
종합하면 이건희 회장 일가가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행사할 수 있기 위해서는 3조7975억원이 투입돼야하고, 삼성물산이 상장자회사들의 지분을 법정요건 이상 확보하기 위해서 33조5294억원이 드는 셈이다.
이외에도 법인세나 양도세, 비상장기업의 지분 확보 등 자회사와 손자회사들의 지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까지 생각하면 총 40조원 안팎의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 역시 삼성물산이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합병 등을 통하지 않고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 하나만 떼어서 생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삼성물산이 테이프를 끊는 시발점 역할은 할 수 있어도 지주사 전환과정에서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지주사가 되려면 전자부문과 산업부문으로 크게 둘로 나눴을 때 가능할 것이다. 삼성물산이 지닌 다양한 계열사 지분의 가치는 합병 등을 통해 산업기업들을 지배하는 지주사를 형성해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주회사 성격을 지닌 것은 확실하지만 이건희 회장의 지분율이 너무 낮아 지주회사가 될 현실성은 떨어진다. 하지만 그룹의 구조개편 작업은 당사자들 외에는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섣부른 예측은 힘들다”고 덧붙였다.
◆ 삼성전자와 합병해 비용최소화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방법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놓는 전문가들도 있디.
가장 많이 거론되는 대안 중 하나가 바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인적 분할 후 지주회사끼리 합병해 일반지주회사를 설립하는 형태다.
채이배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회계사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주식매매비용, 각종 취득·처분 비용, 삼성생명 유배당 계약자를 위한 배당금 등을 고려해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는 2009년말 기준으로 1조5000억원 가량이 들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을 지주회사 부분과 사업회사 부분으로 인적 분할 후 지주회사끼리 합병해 보유한 계열사 지분과 자사주를 지주회사에 몰아주는 방식을 전제로 한 분석이다.
이 방법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데 가장 문제가 되는 삼성전자의 20% 지분 확보 문제를 해결해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삼성물산·이건희 회장 일가·삼성복지재단과 문화재단·삼성전자 자사주를 합하면 2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어 삼성전자 사업부분을 자회사로 두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또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사장 등이 지주회사의 공개매수에 참여해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의 사업회사 등의 주식을 지주회사에 넘기고 지주회사 지분을 받아 지주회사에 대한 지분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대폭적인 비용 절감과 함께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그룹의 정통성을 계승한다는 상징성도 챙길 수 있다.
LG 등 다른 대기업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때도 비슷한 방법을 사용했다. 오너일가의 지주회사에 대한 지분율 증가와 지배력 강화에 이 방법이 유용하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셈이다.
이후 지주회사는 자회사와 손자회사들간의 순환출자 구조 해소 등 지분정리작업만 하면 된다.
◆ 삼성 지주회사 언제쯤에나
삼성그룹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순환출자 해소, 금융과 비금융의 분리, 비용의 최소화, 지배주주의 지배권 강화, 상속문제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산적해있다.
현재 삼성그룹의 소유구조와 관련된 법률로는 공정거래법, 금융산업의구조개선에관한법, 금융지주회사법 등이 있다.
공정거래법에 의하면 지주회사가 되려면 자산총액이 1000억원 이상이고 보유한 자회사 주식 가액이 회사자산의 50% 이상 돼야 한다.
또한 지주회사(자회사)는 자회사(손자회사)의 지분을 상장기업일 경우 20%, 비상장기업일 경우 40% 이상 보유해야 한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 순환출자 해소 등을 위해 기본적으로 2년이라는 유예기간이 주어지고 2년간 한차례 더 연장될 수도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 되면 추가 유예기간이 3년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유예 기간 동안 기존의 순환출자 구조 및 관련 법률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통과여부는 비용의 차이는 있겠지만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관련해 근본적인 문제에는 크게 영향을 끼치지 못할 전망이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결국 금융지주회사와 일반지주회사가 수평적으로 존재하느냐 수직적으로 존재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말했다.
현행법 하에서는 금융지주회사와 일반지주회사라는 두 개의 지주회사를 만들어야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되고 나면 하나의 일반지주회사 밑에 금융지주회사를 둘 수 있다는 뜻이다.
삼성그룹은 상장사인 삼성생명,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화재해상보험 등 총 10개의 금융계열사를 두고 있다.
공정거래법이 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주사 전환을 시도한다면 일반지주회사는 별도의 금융지주회사를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되고 삼성물산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금융회사들까지 포함한 주요 계열사들을 아우르는, 삼성물산 중심의 일원적인 그룹 지배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삼성물산이 금융계열사들을 자회사로 두려면 이들 회사 지분 확보에만 7조원이 넘는 추가비용이 필요하다.
금융산업의구조개선에관한법률에 따라 삼성카드는 보유 중인 삼성에버랜드 주식 25.64% 가운데 법정 한도액인 5%를 초과하는 지분을 2012년 4월까지 처리해야 한다.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7.43% 지분 중 2.43%도 처분해야 한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삼성그룹의 가장 큰 고민은 삼성생명이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의 주식의 처분”이라고 말했다.
자회사들과 손자회사들끼리 엉켜있는 지분관계를 정리하는 것도 만만찮은 작업이다.
워낙 몸집이 크고 지분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기간에는 힘들겠지만 궁극적으로 후계구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삼성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면 계열사 지분을 취득할 때 계열사끼리 내부적으로 조정이 가능하고 3명의 후계자(이재용·이부진·이서현)에게 계열사들을 분할해서 상속하는 데도 훨씬 유용하다.
또한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은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집중시킬 수 있어 그룹 전체를 장악하기도 쉽다.
어떤 지주회사 체제를 택하고 어떤 회사를 자회사·손자회사로 둘 것인 지에 따라 필요자금이 달라질 뿐이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이 이뤄지기 시작하면 다양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때 삼성물산이 큰 역할을 할 것만은 분명하지만 그 역할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 지는 워낙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있어 딱부러지게 논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한종효 신영증권 연구원은 “어떤 체제로 변화할 지 방향은 예측하기 힘들지만 어떤 방향으로 변하더라도 삼성물산은 그 가치를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현재 이건희 회장이 직접 경영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언제 지주회사로 전환을 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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