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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그 섬에 꼭 가고 싶다…거제 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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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진 기자

승인 : 2011. 07. 21.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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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 뛰노는 명품 숲에 파도소리까지 '3박자'
구조라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가면 10분만에 닿는 내도. 오른쪽은 남자 섬인 외도.
[아시아투데이=양승진 기자] 섬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사랑의 시어들이 둥둥 떠다닌다면 믿을까.

“하나는 외로워 둘이랍니다”로 시작 되는 ‘둘’이라는 시처럼 거제의 내도(內島)와 외도(外島)는 나란히 있다.

외도(남자 섬)가 화려한 섬으로 꾸며져 관광객들이 들끓는다면 내도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님처럼 단아하다.

외도가 보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 위안을 준다면 내도는 있는 것만으로도 그 존재가치를 느낄 수 있는 섬이다.

벌이 꽃을 찾듯 남자 섬은 여자 섬을 찾아온다.

옛날 대마도 가까이에 있던 외도가 구조라 마을 앞에 있는 내도를 향해 떠오는 것을 보고 놀란 동네 여인이 “섬이 떠 온다”고 고함을 치자 그 자리에 멈췄다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고라니와 야생염소가 뛰어 노는 1.8km의 내도 산책길은 원시림을 방불케할 만큼 숲이 잘 보존돼 있다. 한 여행객이 아름드리 나무 사이를 걸어가고 있다.
내도는 구조라항에서 배를 타고 10분이면 된다.

여객선을 타고 거창하게 바다를 가로 지를 것 같지만 목청만 좋다면 구조라항에서 소리를 지르면 들릴 듯이 가깝다.

1999년 인구가 33명이고, 분교가 위치해 있었지만 지금은 10가구에 15명 남짓이다. 그것도 대부분 노인들만 남았고 최철성 주민자치위원장이 55세로 이 섬의 막내다.

하루 3회 운항하는 내도 여객선은 최 위원장이 선장이고, 이곳 펜션도 그의 것이어서 그만 찾으면 내도에서는 모든 게 끝이다.

기자가 내도를 찾았을 때 우리 일행 말고는 승객도 없고 그나마 낚시를 위해 내도한 사람 몇 명만 보였다.


동백나무 우거진 내도 산책길을 가는 사람들. 마치 구멍속으로 들어가는 듯하다.
공곶이와 300m 떨어져 있다는 내도는 바닷물이 빠져 그것도 안 돼 보였고, 구조라항에서 빤히 보여 달리 숨기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그대로 드러난 섬이다.

선착장에 내리면 펜션 몇 채가 해수욕장을 따라 늘어섰고 그 끝이 산책로 시작점이다.

배에서 내려 산책로로 가는 길에 만난 동백나무들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한 200~300년이나 됐음직한 이놈들은 밑동이 아름드리여서 이 섬의 자연이 간단치만은 않다는 것을 대변하는 듯하다.

내도를 다녀온 후에는 대표적인 동백섬 지심도에 갈 필요가 없다는 말이 결코 거짓말 같진 않았다.

산책로로 들어서니 계단길에 먼저 삼나무가 고개를 쳐들고 내려다보고 그 옆으로 동백나무 행렬이 시작됐다.


내도 산책길에서 본 서이말등대. 조오련 선수가 현해탄을 헤엄쳐 건넌 시작지점이다.
숲은 한 낮인데도 어두컴컴할 정도로 삼림이 우거졌고 동백이 끝날 때쯤 왕종죽이 이어 밭아 숲은 내내 릴레이경주 하듯 다가선다.

총 1.8km 밖에 되지 않는 산책길이지만 3번의 쉼터와 2번의 큰 나무 평상을 제외하고는 설치된 구조물이 아무 것도 없다.

있다면 단지 인기척에 놀란 고라니와 야생 염소들의 뛰어가는 소리와 함께 깎아지른 절벽의 파도소리까지 3박자 뿐이다.

한 10여분 걸었을까 공곶이 뒤편으로 서이말 등대가 나타났다.

거제 유일의 유인등대인 이곳은 천문학회지에 소개된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뜬다는 곳이다. 간절곶보다 1초 먼저 해가 뜬다고 알려졌지만 아직 구체화 되지는 않았다. 이곳은 또 조오련 선수가 현해탄을 헤엄쳐 건넌 출발지이기도 하다.


내도 산책길 끝에서 만난 외도와 오른쪽으로 해금강이 보인다.
그만큼 일본이 가까워 맑은 날이면 대마도가 보인다고 한다.

숲은 또다시 짙어졌다가 갑자기 시야가 터지면서 왕종죽 사이를 지나 동백들이 터널을 이루는가 싶더니 몇 백 년은 됐음직한 곰솔이 암수처럼 늘어서고 내리막길에 들어서니 멀리 외도가 눈에 들어온다.

해금강과 함께 푸른 바다에 큰 점이 찍히고 그 주위로 배들이 재롱떨 듯 흰 포말을 뿌리며 원을 그린다.

예전에 집터가 있던 곳을 지나치면 멀리 선착장이 보여 섬을 한 바퀴 돈 셈이다.

1시간30분 가량 섬의 원시림에서 헤엄치다 나온 느낌이다.

다시 배를 타고 구조라항에 내릴 때까지 마음을 두고 온 것 같아 몇 번이고 뒤돌아 봤다.
그냥 지금처럼만 있으면 되는데...


여객선 창을 통해 본 내도. 
■여행메모

내도는 거제의 구조라항에서 내도호를 타고 간다.

오전 9시, 오후 1, 6시 3차례 운항하고 토.일요일과 공휴일엔 오전 11시, 오후 6시 두 차례 더 운항한다. 내도에서 나올 때는 입항한 시간 30분 후에 출발한다. 요금은 어른 1만원, 어린이 5000원이다.

잠잘 곳은 내도펜션(055-681-1624)으로 5평형부터 25평까지 다양하다. 성수기(8월19일까지) 요금은 10만~25만원이고 식당은 따로 없고 예약 시 문의해야 한다.

구조라성에서 본 구조라항(오른쪽)과 구조라해수욕장.
내도 행 배를 타는 구조라는 구조라성에 올라 항과 해수욕장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왕종죽이 우거진 길을 따라 오르는 샛바람소리길에는 해바라기공원과 함께 당산목 아래 서낭당이 있고, 멀리 내도와 외도도 보인다.

구조라해수욕장 일대에서는 오는 28~31일까지 ‘제18회 해양스포츠 바다로 미래로’ 축제가 열린다. 세계여자슈퍼비치발리볼, 모터보트, 윈드서핑 등 해양축전과 함께 7080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멸치가 유명한 거제는 요즘 멸치조림(1인분 1만원)이 대세다. YS 생가에서 멀지 않은 장목면 외포리에 있는 거목횟집(055-637-9977)에 가면 맛볼 수 있다.


1인분에 1만원 하는 멸치조림. 처음엔 그냥 먹고 두 번째부터 싸먹어야 바람나지 않는다고 거제 사람들은 전한다.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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