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동안 우리나라의 은퇴준비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기록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이 15일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노년은퇴설계지원센터와 함께 발표한 '2012 피델리티 은퇴준비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은퇴 준비도는 5년 전과 유사한 모습을 나타냈다.
◇은퇴, 이상과 현실.. 18% 차이
은퇴 직전 소득 대비 은퇴 후 예상 생활비를 나타내는 '목표소득대체율'은 61%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8년 조사 대비 1%포인트 줄어든 수치이다.
반면 은퇴 후 소득이 은퇴 직전 소득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은퇴소득대체율'은 41%에서 43%로 소폭 상승했다.
희망하는 은퇴생활 수준과 실제 은퇴 준비 수준의 괴리를 나타내는 '은퇴준비격차'는 지난 조사대비 2%포인트 개선된 18%를 기록했다.
피델리티자산운용 측은 "희망하는 은퇴생활 수준을 나타내는 목표소득대체율이 감소한 것은 지속적인 물가 상승과 세계 경기 침체, 국내 가계 부채의 증가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은퇴 후 생활에 대해 조금 더 현실적으로 인지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은퇴준비, 부익부빈익빈.. 소득 따라 양극화
연령별·직업군별 은퇴 준비도를 살펴보면 연령별로는 30대, 직업별로는 사무직 종사자가 가장 양호한 은퇴준비를 하고 있었다.
반대로 은퇴까지 시간적 여유가 가장 적은 50대의 은퇴 준비가 가장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고 20대가 그 뒤를 이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20대의 경우 경기 침체의 영향이 청년 실업과 허니문 푸어 등과 같은 형태로 반영된 것으로 보이며 이들의 낮은 저축률도 낮은 은퇴 준비도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득분위별로는 고소득층일수록 은퇴준비가 잘 되어있는 반면 저소득층은 열악한 수준이라 은퇴 준비에서도 부익부 빈익빈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득이 가장 높은 5분위 집단의 은퇴준비격차는 1%포인트로 매우 낮은 반면 최저소득층인 1분위의 경우 은퇴준비격차가 68%포인트로 매우 크게 나타났다.
◇개인연금 가입 '시급'... 정부 보완책 필요
우리나라 가계의 은퇴소득구조를 보면 국가(국민연금)가 노후소득의 35.9%, 기업(퇴직연금)이 6.2%, 그리고 개인(개인저축·개인연금)이 57.9%를 보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년 전에 비해 국가보장은 감소한 반면 기업보장과 개인보장은 증가한 수치다.
퇴직연금 제도의 확대 적용 및 개인연금 가입률의 증가에 따라 사적 은퇴준비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피델리티자산운용은 평가했다.
다만 아직까지도 개인연금제도가 담당하는 은퇴소득대체율 수준(1.3%)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세계은행 등의 국제기구가 권고하는 수준 (10%)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피델리티자산운용 측은 "개인연금제도가 국제기구가 제시하는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이다"며 "국가적 차원의 정책 및 제도의 보완책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