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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100세 시대] 100세시대를 더 풍요롭게 하는 봉사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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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3. 01. 15. 16:15

* 박형수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부장
   
이탈리아에서 돈을 가지고 행복과의 상관관계를 측정하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여기서 의외의 실험결과가 나왔는데 돈을 받은 사람보다는 돈을 준 사람이, 돈을 적게 준 사람보다 더 많이 준 사람이, 그래서 자신이 가진 돈이 적을수록 더 행복하다고 느꼈다고 한다. 

과연 남이 나보다 더 많이 가졌는데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일까.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본다면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이익을 추구하고 더 많이 가질수록 행복하다고 느낀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실험은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적어도 남에게 더 베풀수록 더 큰 행복을 느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실생활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평생 김밥을 팔아 어렵게 모은 돈을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써달라는 할머니, 전셋집에 살면서도 정기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고아원에 기부하는 젊은이, 매일 독거노인들을 찾아가 말벗이 되어주는 아주머니 등 남몰래 선행을 베푸는 많은 이들은 "나눠줄 것이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또한 지켜보는 우리들도 '당신들이 있어 세상은 아직 살 만하다'고 마음으로 답한다. 남을 생각하는 그들의 마음이 전해지며 그들은 물론 보는 이들까지도 행복해지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세상이 따뜻하며 살 만하다고,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은 바로 이타심에서 출발한다. 은퇴 후 인생 후반기가 두렵고 막막하다면 봉사활동을 시작해 보라고 조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봉사활동은 삶의 후반기를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드는 가장 쉬운 실천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퇴 후 실제 봉사활동에 나서는 이들은 아직 드물다. 통계청이 조사한 2011년 고령자의 여가활동 비중을 살펴보면 65세 이상 고령자가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비율은 0.5%에 불과하다. 

고령자뿐만 아니라 10대를 제외한 우리나라 국민 전체 봉사활동 참여율도 10%대 수준에 머무른다. 경제적 수준이 비슷한 다른 국가들과 비교할 때 초라한 성적이다. '기부활동 여부', '자원봉사활동시간', '낯선 사람을 도운 경험' 등을 기준으로 산출한 2011년 세계기부지수(World Giving Index)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153개국 중 57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원래 우리나라는 '정(情)'이란 감정을 소중히 여기며 남을 돕는 것을 좋아하는 민족이다. 따라서 봉사활동이 이처럼 저조한 이유는 봉사활동에 대한 오해가 원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남에게 도움을 줄 만큼 여유나 능력을 갖지 못했다'거나 '낯선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이 왠지 쑥스럽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봉사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에 '돈이 없어서, 건강이 나빠서, 시간이 없어서'와 같은 이유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역시 '봉사활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이제 봉사활동을 바라보는 시각도 바뀔 필요가 있다. 자신이 가진 재능이나 전문성, 취미 등을 이용해서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봉사활동은 이타적인 행동을 통해 기쁨과 보람을 느끼는 동시에 개인에게 이득이 되는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은퇴 후 봉사활동은 사회적 유대관계의 지속을 통해 자존감과 자신감을 높이며, 정기적이고 반복적인 활동으로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소액이지만 봉사의 대가를 받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봉사활동을 하는 고령자들은 봉사를 제2의 직업으로 삼아 새 삶을 개척하고, 여가활동의 일환으로 여겨 인생이 무료할 틈이 없는 열정적인 일상을 보내며 봉사를 통해 진정한 삶의 가치와 정신적 평온을 얻기도 한다.

노후준비의 시작은 인생의 목표를 새롭게 정하는 것이란 말이 있다.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새로운 일을 통해 인생을 설계해야 한다. 그 중심에 남을 이롭게 하는 가치 있는 삶 ‘봉사’를 놓아두는 것은 어떨까. 기존의 삶과는 다른 새로운 삶을 찾아 더 많은 사람들이 열정적인 인생 후반기를 맞이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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