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신고 이후에도 교통카드는 살아있다(?)
출근길에 교통카드 기능을 가진 신용카드를 잃어버린 직장인 김모씨(30·서울 도봉구)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곧바로 분실신고를 했지만, 다음날 확인된 것은 타인에 의해 서너차례 사용된 교통카드 내역.
분실신고와 동시에 신용카드 기능은 정지가 되지만, 교통카드 기능은 신고당일은 계속 사용이 가능했던 것.
이처럼 후불식교통카드 겸용 신용·체크카드가 도난분실 신고 시 즉시 정지되지 않는 것을 카드사가 알면서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4일 전업 신용카드사 및 시중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발급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각각 1억1712만매, 9825만매로 경제활동인구 1인당 4~5장 가량의 카드를 소지했다.
특히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 시 사용이 가능한 후불식교통카드는 충전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편리성으로 대부분의 국민들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신용·체크카드의 경우 도난분실 신고 시 즉시 결제 기능은 중단되지만 후불교통카드 이용은 당일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우리은행(우리카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하나SK카드, 롯데카드, 한국씨티은행(시티카드), IBK기업은행(기업카드), SC은행(SC카드) 등에서 발급한 후불교통카드를 분실 신고 직후 사용해본 결과 버스와 지하철에서 사용이 가능했다.
카드사들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지만 실제 카드 부정사용이 발생할 경우 ‘보상’을 이유로 시스템 보완 작업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실된 후불교통카드를 누군가 사용했다면 이 역시 고객이 직접 사용내역을 확인해야 한다.
현대카드와 신한은행만이 부정사용액을 확인해 청구금액에서 감면해주고 있지만 대다수의 카드사는 고객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부분의 카드사는 고객이 분실 등을 이유로 신고를 하더라도 당일 후불교통카드 결제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안내하고 있지 않고 있다.
더욱이 SC은행 등 몇몇 업체는 신고 직후 후불교통카드 기능이 즉시 정지된다는 잘못된 정보를 안내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카드사는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한국스마트카드 등 교통카드 정산 업체가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는 이상 이러한 문제에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삼성카드와 한국씨티은행, SC은행, 외환은행은 답변 자체를 거부했다.
A카드사 관계자는 “후불교통카드가 분실 신고 되더라도 1~2일 가량 사용이 가능하다. 실시간으로 관련 데이터를 교통카드 업체에 통보하고 있지만 한꺼번에 처리하고 있어 즉시 정지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서영경 서울YMCA 신용사회운동사무국 팀장은 “이 같은 문제는 꽤 오래전부터 알려졌다. 하지만 고쳐지지 않고 있다. 실시간으로 처리가 되지 않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 적은 금액이라도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팀장은 “카드 분실 신고 이후 제3자가 이용한 것은 소비자 책임이 아니다. 하루 가량 교통카드 결제가 가능한 것을 절차를 밟고 보상신고를 하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 카드사가 고객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