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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보유국’ 주장하던 북, ‘비핵화’ 제시한 의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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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진 기자

승인 : 2013. 06. 16. 16:25

* ‘북한식 비핵화’ 논리로 중·미에 ‘대화 의지’ 피력 의도...실현 불가능한 미국의 비핵화 거론하면서 핵 보유국 입장 그대로 제시
북한이 16일 미국에 고위급 회담을 제안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거론한 것은 표면적으로는 지금까지 북한의 입장과 상반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북한의 핵보유국 사실을 전제한 ‘북한식 비핵화’ 논리로 해석된다.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중대담화에서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우리 수령님(김일성)과 우리 장군님(김정일)의 유훈이며 우리 당과 국가와 천만 군민이 반드시 실현하여야 할 정책적 과제”라고 했다.

북한은 그동안 자신들이 핵보유국 지위에 올라섰다고 주장하며 “앞으로 비핵화 회담은 없으며 핵 군축 회담만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날 한 외교소식통은 지난달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최룡해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직접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제의한 북·미 당국 고위급 회담은 ‘비핵화’를 목표로 한 것이 아닌 미국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 내기 위한 미끼라는 분석이다. 정치·경제적으로 답답한 국내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비핵화까지 거론하면서 미국에 대화를 제안했다는 것이다.

실제 북한은 이날 비핵화와 관련, “우리(북한)의 비핵화는 남조선을 포함한 조선반도 전역의 비핵화이며 우리에 대한 미국의 핵위협을 완전히 종식시킬 것을 목표로 내세운 가장 철저한 비핵화”라면서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의 당당한 지위는 그 누가 인정해 주든 말든 조선반도 전역에 대한 비핵화가 실현되고 외부의 핵위협이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추호의 흔들림도 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비핵화를 전제한 북한의 비핵화’라는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조건을 내세우면서 기존의 ‘핵 보유 지위국’이라는 방침에서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북한학)는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김정일·김일성의 유훈이라고 한 것에 주목할 필요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북 입장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핵 보유국 입장을 가지고 미국과 대화하겠다는 것인데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를 위한 회담준비가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보다는 오히려 중국에 ‘대화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은 대화하려고 하는데 남한이 그랬듯 미국도 그렇다(대화하려는 의지가 없다)는 분위기를 과시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이우영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도 “대화문제에 있어 자기들은 적극적이라는 모습을 과시하려는 의도”라며 “지난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것도 자기들은 잘못이 없고, 한국 정부에서 무리한 요구를 했다는 논리로 중국을 설득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진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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