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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미회담 전격 제안.. 국제적 고립국면 타개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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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훈 기자

승인 : 2013. 06. 16. 17:24

* “북·중 간의 전략적 공조 이뤄지는 듯” .. 미국 수용 여부 관심
북한이 16일 국방위원회 대변인 중대담화를 통해 ‘북·미 고위급 회담’을 전격 제안한 것은 지난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3차 핵실험 이후 조성된 국제적 고립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이날 “조(북)·미 당국 사이에 고위급 회담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면서 “회담에서는 군사적 긴장상태의 완화 문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문제, 미국이 내놓은 ‘핵없는 세계 건설’ 문제를 포함해 쌍방이 원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폭 넓고 진지하게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회담에서 한반도 현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셈이다.

특히 그동안 북한이 거부해온 ‘비핵화’에 대한 내용도 회담에서 다룰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눈에 띄는 부분이다.

담화는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우리 수령님과 우리 장군님의 유훈이며 우리 당과 국가와 천만군민이 반드시 실현하여야 할 정책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2월 3차 핵실험 이후 ‘핵·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하는 등 핵무장을 공식화했다. 최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직접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2011년 헌법 개정을 통해 ‘핵보유국’ 지위를 명시한 이래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는 방침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또 “회담 장소와 시일은 미국이 편리한대로 정하면 된다”며 “미국은 진정으로 ‘핵 없는 세계’를 바라고 긴장완화를 원한다면 우리의 대범한 용단과 선의에 적극 호응해 나와야 할 것”이라며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이는 북한이 미국을 대화 테이블로 유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풀이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핵 없는 세상’을 평소 강조해왔으며, 이로 인해 200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달 말 예정인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서 회담제의가 나왔다는 점도 이목을 끈다. 북한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이후 최 총정치국장을 특사로 파견했으며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 맞춰 남북당국회담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 최근 북한의 대화 움직임은 북·중 간에 조율된 입장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북·중 간의 전략적 공조 하에서 중국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중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가 집중 논의된 만큼 이번 회담 제의가 중국측 입장을 전달받고 나온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북한의 제안을 미국 정부가 수용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해 2월 북·미 간 ‘2·29합의’가 같은해 4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이행이 무산된 후 미국 정부의 대북 불신이 여전하고 북한의 태도변화를 직접 목격하지 않으면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미 연구단체 우드로윌슨국제학술센터(WWICS)의 포럼에서 “미국은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실질적인 문제인 북한 핵프로그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를 원한다”면서 “진정성있고 신뢰할 수 있는 대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진지하고 의미있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회담 성사여부는 미국이 이번 북한의 대화제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스 대표도 “우리는 지난해 ‘2·29 합의’ 파기 이후에도 뉴욕채널을 유지하는 등 북한과 계속 얘기하고 있다”며 “북한과의 대화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북핵문제는 단한번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언급한 상황에서 미국이 회담제의를 거부할 명분은 없다”고 강조했다.
윤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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