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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본사’ 꿈꾸며 ‘아버지’들과 뛰어온 용우동, ‘자연주의 명품분식’ 승부수

‘작은 본사’ 꿈꾸며 ‘아버지’들과 뛰어온 용우동, ‘자연주의 명품분식’ 승부수

기사승인 2017. 10. 30.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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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찬 대표 인터뷰] 20년 동안 180개로 가맹점 늘어나도 문제 ‘제로’
작은 본사 키우지만 욕심은 줄이는 것이 협력 바탕
12월 중국 광동성 대형 쇼핑몰 인근 매장 오픈, 해외사업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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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찬 용우동 대표가 27일 서울 강서구 양천로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진아
“용우동은 직영점을 운영하지 않습니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본사와 가맹점 간 관계를 의미하고, 본사가 직접 개입하는 직영점과 가맹점이 각각 본사에 원하는 것이 다릅니다. 우리는 그 둘을 아우를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직영점을 운영하지 않아요. 철저히 가맹점과의 관계를 향상시키는 데 몰두합니다.”

27일 서울 강서구 양천로 용우동 본사에서 만난 이영찬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용우동은 ‘작은 본사’를 꿈꿨던 이 대표가 1997년 창업해 20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름은 ‘용우동’이지만 우동이 차지하는 비율은 25% 정도다. 돈가스(25%)·밥류(25%)·기타 분식(25%)도 취급한다. 편의점과 비슷한 가격으로 편안하게 퀄리티 좋은 식사를 하자는 것이 모토다.

용우동은 최근 가맹점 확대에 정체기를 겪고 있다고 한다. 1998~2003년 100여개의 매장이 생길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국제통화기금(IMF)발 외환위기 때 직장을 잃은 많은 ‘아버지’들과 함께 뛴 용우동은 현재 전국 각지에 180여개 매장을 두고 있다.

매출은 50억원 정도이고, 영업이익률은 25~30%로 매우 높다. 타 업종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의 비결은 철저히 ‘작은 본사’를 추구하는 영업 방식에 있다. 용우동은 수도권 2개를 비롯해 충청·호남·강원·제주·영남 지역의 7개 유통회사, 5개 제조공장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이 거래로 유통 수수료를 낮추고 유동적으로 운영해 가맹점주들의 비용부담을 최소화했다. 가령 용우동 매장이 밀집된 곳은 유통수수료를 적정수준으로 책정하지만 인프라가 열악한 곳은 낮은 수수료를 적용한다. 가맹주들의 원활한 영업활동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본사의 갑질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인테리어 비용도 10%가량 낮게 책정해 시공한다.

이 대표는 “프랜차이즈라는 것은 나눠주는 것에 대한 컨트롤입니다. 배분 방식을 잘하는 것이 본사의 역할이죠. 20년 넘게 사업을 운영하면서 이런 문제로 가맹주들과 얼굴을 붉힌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본사 자체가 소규모로 확장돼 가면서 욕심을 최소화시키기 때문이죠. 이 부분이 저희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브랜드가치’를 내걸고 챙기는 로열티도 없다. 로열티보다 가맹점의 원활한 영업과 정확한 매출신고가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맹점이 ‘잘’ 먹고 잘 살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본사의 최우선 역할이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용우동을 만들기 전 이 대표는 1994년까지 이랜드에 재직했다. 사업을 하기 위해 퇴사해 의류사업을 시작했지만 1년만에 문을 닫았다. 이후 세탁소 사업을 시작했지만 좀 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이 대표는 “우동회사 대표로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릴적부터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우동이예요. 어머니와 함께 서울에 올 때 대전역에서 늘 먹었던 가락국수부터, 종로서적 뒷골목에서 공부를 하면서 먹었던 우동, 이 두 장소에 대한 좋은 추억이 우동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라고도 할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우동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용우동만의 차별화로 이어졌다. 창업 이후 개발한 자체 메뉴는 500여개다. 20년의 노하우뿐 아니라 특별한 개발력이 용우동의 또 다른 강점이다. 처음부터 철저하게 주문자상표생산(OEM)방식으로 공장과 제휴를 맺은 용우동은 각 공장을 면·육수·소스·돈까스·치킨 등 주요 식재료에 특화되도록 설정했다.

매주 월요일 본사에서 각 공장의 조리 전문가들과 메뉴 테스트를 하고, 해당 음식의 콘셉트부터 맛·재료 등에 관한 심도잇는 논의를 거쳐 메뉴를 선정한다. 땀과 열정이 빚어낸 메뉴들은 일부 단종된 것도 있지만 매장의 특성에 따라 소비자의 니즈를 분석해 골고루 입점된다. 매장을 오픈하고 한달가량 용우동은 주변 상권에 대한 자체 조사를 실시,면·돈까스·분식 등 수요가 많은 부분에 집중해 메뉴를 선정한다.

용우동에게 올해는 재도약의 해다. 수년째 정체됐던 가맹사업이 소폭이지만 확대됐다. 6개 매장이 문을 닫았지만 30여개 매장이 신규 오픈했다. 지난해부터는 호남에서 매출·매장이 크게 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러한 성장세를 ‘수도권 탈환’으로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론칭한 브랜드 ‘분식발전소’도 6월 첫번째 매장 오픈 이후 순항하고 있다. 분식발전소는 가맹비·보증금·인테리어에 대한 본사의 수익 부분을 제로화했다. 초기 투자비용을 많이 낮추고, 매출이 증대하면 그때부터 본사가 고정 로열티를 부과해 수거하겠다는 것이다.

2014년부터 시작한 중국 사업도 올해를 기점으로 큰 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 진출 초기 개설된 매장 3개에 이어 오는 12월엔 광둥(廣東)성 중국 대형 쇼핑몰 ‘폴리백화점’ 인근에 신규매장을 오픈한다. 아울러 대한무역투자진흥공단(KOTRA)·AT센터의 지원을 받아 싱가포르·상하이(上海) 등에서 개최되는 한국 프렌차이즈 박람회·쇼케이스에 참가해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최근 리뉴얼을 마친 용우동의 새로운 콘셉트는 ‘자연주의 명품분식 용우동’이다. 2개 매장에서 테스트한 결과, 만족할 만하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기존 분식과 차별점을 두기 위한 탈바꿈 정책입니다. 애초부터 식재료에 화학조미료(MSG)를 절대 못쓰게 했습니다. 그동안 크게 부각시키지 않았지만 이제부터 용우동의 깊은 맛은 조미료가 아닌 자연주의 재료에서 나왔다는 점을 널리 알리려고 합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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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찬 용우동 대표가 27일 서울 강서구 양천로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진아
이 대표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소상공인, 특히 용우동의 성장 가능성은 높다고 했다.

이 대표는 “충남 천안지역 12개 매장 가운데 11곳은 부부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획기적 기술을 가지고 매출액을 급성장시키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습니다. 은퇴 후에도 부부가 함께 가계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라고 해요. 이 부분에 해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용우동 대표로서 이 분들의 노동강도를 줄이고, 편리한 근무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몰입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번화가 매장에 젊은 층을 위한 키오스크 등 셀프 시스템도 도입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용우동 본사와 가맹점 간 ‘동행’ 노력은 늘 현재진행형이다. 메뉴관리·영업관리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본사 직원들이 매달 혹은 매주 가맹점을 방문해 의견을 듣고 서비스를 개선해 나간다. 이 대표는 “용우동의 브랜드가치는 가맹점주들의 만족에서 시작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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