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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철도·도로 연결로 ‘평화·경제’ 잇는다(종합)

남북 철도·도로 연결로 ‘평화·경제’ 잇는다(종합)

기사승인 2018. 12. 2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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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판문역서 남북 혈맥 잇는 역사적 착공식 열려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동아시아 철도 공동체 첫 발
김현미 "철도·도로 연결, 단순한 물리적 결합 그 이상"
'동·서해선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여섯번째부터),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내빈들이 26일 오전 개성 판문역에서 진행된 ‘동·서해선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끊어진 남북의 혈맥을 잇고 한반도를 유라시아 대륙과 연결할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과 현대화 착공식이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열렸다.

역사적인 이날 착공식은 지난 10년간 중단됐던 ‘남북 혈맥 잇기’의 재개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남북 정상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연내 착공’ 약속을 이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의 시작을 알리는 선언적 의미도 담겼다.

특히 추궈홍 주한 중국 대사를 비롯해 옌 허시앙 중국 국가철로국 차관보, 블라디미르 토카레프 러시아 교통부 차관, 양구그 소드바타르 몽골 도로교통개발부 장관, 강볼드 곰보도르지 몽골 철도공사 부사장, 아르미다 알리샤바나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 사무총장 등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과 관련된 국가와 국제기구 대표들이 대거 참석해 국제적 지지를 이끌어 냈다.

철도 침목에 서명하는 김현미-김윤혁<YONHAP NO-1923>
26일 판문역에서 열린 ‘동·서해선 남북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김윤혁 북한 철도성 부상이 철도 침목에 서명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철도와 도로의 연결이 단순한 물리적 결합, 그 이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철도, 도로를 통해 사람과 물자가 오고가고 문화, 체육, 관광, 산림, 보건 등 보다 다양한 분야의 교류협력이 촉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장관은 “이렇게 남과 북을 이어준 동맥은 동북아 상생번영의 대동맥이 돼 우리 경제지평을 대륙으로 넓혀줄 것”이라며 “남과 북이 힘을 합친다면 세계무대에서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장관은 “우리 기업은 유라시아 횡단철도와 아시안 하이웨이를 통해 운송기간을 단축하고, 물류비용을 절감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이를 통해 얻은 경제적 편익은 남과 북이 함께 향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김 장관은 “철도와 도로로 더욱 촘촘하고 가까워진 동아시아는, 철도 공동체를 통해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을 견인할 것”이라며 “이 속에서 한반도가 동북아 물류의 허브로서, 더 많은 세계 기업의 관심을 받게 될 것은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장관은 “철도·도로의 연결을 통한 남북 간 교류와 왕래는 한반도 평화를 더욱 굳건하게 만들어줄 것”이라며 “적대와 대립에 쓰였던 수많은 비용과 노력은 공동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쓰일 것이며, 그것이 우리의 일상을 더욱 평화롭고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김 장관은 “다음 세대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넘어 대륙과 대양으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남과 북이 슬기를 모을 때”라고 덧붙였다.

악수하는 김현미-김윤혁<YONHAP NO-1689>
26일 판문역에서 열린 ‘동·서해선 남북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김윤혁 북한 철도성 부상이 악수하고 있다./ 제공=국토교통부
김윤혁 북한 철도성 부상도 이 자리에서 “세계 앞에 민족의 힘과 통일 의지를 과시하는 뜻 깊은 계기”라며 “동북아·유라시아의 공동 번영, 나아가서 전 세계 공동 번영을 적극 추동하는 새로운 동력이 출현하는 역사적인 시간”이라고 말했다.

김 부상은 “민족분열의 차단봉을 들어내고 통일의 대통로인 철도 도로 연결과 현대화에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성심성의를 다 하여 온 모든 관계자들과 온 겨레에게 따뜻한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착공식 행사에서는 김 장관과 김 부상의 기념사에 이어 침목 서명식, 궤도 체결식, 도로표지판 제막식 등 남북의 철도·도로 협력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벤트가 진행됐다.

행사 직후 남측 참석자들은 개성공단 내 숙박시설인 송악플라자에서 따로 오찬을 한 뒤 다시 열차를 타고 오후 1시 30분쯤 남측으로 입경, 오후 3시 서울역으로 귀환했다.

앞서 남측 참석자들은 이날 오전 6시 48분께 9량으로 편성된 새마을호 4201호 특별열차를 타고 서울역을 출발, 도라산역을 지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한 뒤 판문역에 도착했다. 북측 참석자들도 열차를 타고 판문역으로 내려왔다.

궤도 체결식 하는 남북 관계자들<YONHAP NO-1899>
26일 오전 개성 판문역에서 진행된 ‘동·서해선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남북 관계자들이 궤도 체결식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양측 각 100여 명 참석…정치권·이산가족·경의선 마지막 기관사 등

이날 행사에는 남북 양측에서 주요 인사 각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남측에서 김 장관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정부인사 외에도 주승용 국회 부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장병완 민주평화당·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고향이 개성인 김금옥 할머니 등 이산가족 5명과 경의선 남북 간 화물열차를 마지막으로 몰았던 기관사 신장철씨 등도 함께했다.

북측에서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방강수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최병렬 개성시 인민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남북 철도 착공식서 표지판 제막하는 참석자들<YONHAP NO-1690>
26일 판문역에서 열린 ‘동·서해선 남북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참석자들이 도로 표지판 제막을 하고 있다. / 제공=국토교통부
◇실제 연결·현대화 공사는 시간 더 필요…대북제재 완화 필수

이날 상징적 의미의 착공식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남북 철도·도로의 연결 및 현대화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날 착공식이 사업 시작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착수식’ 성격이라고 강조해 왔다. 실제 공사의 개시를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되고 대북제재가 완화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착공식 행사도 한·미워킹그룹 논의와 유엔의 제재면제 조치 뒤에야 겨우 열릴 수 있었다. 북한 비핵화의 진전 없이는 남북관계 발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번 착공식이 보여줬다.

대북제재와는 별도로 북한의 철도·도로를 현대화 하기 위한 물리적인 시간도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 장관은 “일단 공동조사, 실태조사를 더 해봐야 한다”며 “실제로 공사하기 전까지 할 게 굉장히 많다. 설계만 해도 1∼2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북제재 등 문제로 오늘 열린) 착공식 후 바로 공사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착공식 이후 추가 정밀조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그 조사에 기반해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설계 등 향후 본격적인 공사를 위한 사전 준비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며 “철도·도로 공사와 관련해서는 북측과 현대화의 수준이라든가 노선, 그리고 사업 방식 등에 대해서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반도 신경제지도…중국·러시아 거쳐 유럽까지 한번에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경의선과 동해선을 중심으로 열차와 도로를 연결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가 완성되면 한반도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한번에 연결된다.

북한 신의주를 거쳐 중국 단둥을 연결하면 12만㎞에 달하는 중국 철도도 이용할 수 있고, 북한 나진과 러시아 하산을 이으면 9000㎞가 넘는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고 중앙아시아와 유럽까지 나아갈 수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이의 경제효과로 경의선에서만 30년간 1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동해선이 연결되면 동해안 일대는 물류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지역경제에 새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경제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통합철도망 구축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

철도공사는 경의선과 동해선 개보수에 22조원이 넘는 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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