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사설] 수사심의위 이재용 불기소 권고, 檢에 쏠린 시선
2020. 07. 14 (화)
  1. 춘천
  2. 강릉
  3. 서울
  4. 인천
  5. 충주
  6. 대전
  7. 대구
  8. 전주
  9. 울산
  10. 광주
  11. 부산
  12. 제주

뉴델리 31.6℃

도쿄 23℃

베이징 0℃

자카르타 30.8℃

[사설] 수사심의위 이재용 불기소 권고, 檢에 쏠린 시선

기사승인 2020. 06. 28. 20:4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26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이른바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해 10대3이라는 압도적 표차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 부회장을 기소하지 말고 관련 수사를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13명의 심의위원들은 검찰과 이 부회장의 변호인 측으로부터 각각 50쪽짜리 의견서와 30분간의 발표를 접하고, 9시간 동안 논의한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날 검찰 주장의 핵심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가 분식회계를 통해 장부상 회사 가치를 부풀려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경영권 승계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그룹 차원의 시세조종는 없었고, 회계사기 혐의도 문제가 없다면서 무엇보다 “이 부회장이 관련 내용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 없다”며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 심의위원들은 이 부회장의 혐의가 ‘죄가 되느냐’를 놓고 첨예한 공방을 펼쳤는데, 1년 7개월 동안의 ‘먼지털이 수사’에도 검찰의 결정적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경영권 승계 의도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합법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한 이 부회장 측의 전략이 더욱 설득력을 얻어 ‘불기소 권고’ 결론을 얻은 것으로 법조계는 분석하고 있다.

사실 삼바 수사가 시작됐을 때부터 이를 무리하게 보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삼바 분식회계 문제는 2016년 삼바 상장 때 이미 논란이 됐다. 그래서 금감원이 자체조사를 해서 ‘문제가 없다’고 확인했고,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도 같은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런데 2018년 5월 금감원이 자신들의 종전 입장을 뒤집고, 증선위가 이 부회장이 삼바의 회계를 ‘고의적으로 조작’해 삼성의 경영권을 불법으로 승계했다는 혐의로 2018년 11월 검찰에 고발해 수사가 시작됐다.

삼바는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과 합작해서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라는 자회사를 만들었다. 삼성이 85%의 돈을 대고 경영권을 행사했기 때문에 에피스를 삼바의 종속회사로 처리하고 투자액을 비용으로 처리했다.

그 후 에피스가 개발한 신약이 유럽에서 승인을 받자 바이오젠은 확보해둔 콜 옵션(일정 가격에 주식을 살 권리)을 행사해 50% 지분을 가지게 됐다. 그렇게 되자 회계법인으로부터 에피스의 가치를 평가받아 지분만큼 자산으로 처리하고 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했다.

이것이 자본시장법 위반인지가 쟁점인데, 바이오제약과 같은 분야는 성공을 하면 보상이 매우 크지만 그만큼 위험도도 높기 때문에 어떤 회계 처리가 바람직하고 적법한가를 최우선적으로 점검해야한다.

삼바는 삼성이 반도체를 이어갈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신수종 사업의 하나로 바이오제약 쪽에 눈을 돌려 만든 사업체다. 그간의 성공적인 투자로 삼바는 현재 주가가 50만원을 넘고 시가총액도 40조원에 가까울 정도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업체와 3억6000만 달러(약 44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치료제의 생산계약도 체결했다고 한다. 사실 제약사업은 반도체보다 더 큰 규모의 세계시장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의 기대가 크다.

지금 국제통화기금(IMF) 등 세계적인 경제기구들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낮추고 있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임박한 경제위기에 대한 대처로 세계 각국의 정부가 고심하고 있다. 당면한 청년실업 문제와 필요한 복지 재원의 마련이 쉽지 않아서다.

만약 우리나라에 반도체에 이어 제약산업 등에서도 세계적인 일류 대기업들이 계속 나와서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들이 20개 정도만 더 있다고 하면, 우리 정부의 고민도 차원이 다르게 줄어들 것이다.

재계에서는 검찰이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끝내 무시하고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를 강행할 경우 삼성이 거듭 경영 불확실성에 빠지면서 삼성을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최장 10년은 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우리 수출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 등 경쟁자들에게 발목이 잡힐 수 있음도 능히 헤아려 짐작할 수 있다.

검찰로서도 구속영장 청구 기각에 이어 수사심의위의 권고가 당혹스럽겠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더욱 곤궁해지고 있는 우리 경제를 위해서라도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8차례에 걸친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모두 받아들인 만큼 검찰은 이번에도 심의위의 권고를 존중해주길 바란다.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댓글
기사 의견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