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유통·화학 두축이 흔들리며 위기감 반영
|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롯데가 엔지켐생명과학의 일부 지분 인수를 추진하며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지주가 공시를 통해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하면서도 “바이오 사업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히며 사실상 인정한 것이 결정적이다. 또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사업성 검토를 마쳤고 실무진이 본격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해 매출 258억원, 영업손실 191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은 좋지 못하지만 주가가 1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고 성장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시장의 평가를 받고 있다. 녹용에 들어 있는 성분을 화학적으로 합성한 신약 EC-18(모세디피모드)을 개발 중이다. 이 물질은 코로나19와 호중구감소증, 구강점막염 치료제로 미국 임상 2상을 하고 있다. 또 원료의약품(API)을 생산하는 공장도 가동하고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사업은 시간이 오래 걸릴뿐더러 투자금도 만만치 않아 새롭게 시작한다면 M&A의 방법이 안정적”이라면서 “(양사의 M&A는)신약 3상까지 가기 위해 엄청난 투자금이 필요한 엔지켐생명과학과 신사업에 목마른 롯데의 필요가 충족한 결과”라고 평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등으로 먼저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 삼성과 SK에 비교해 규모면에서 그리 크지 않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롯데가 엔지켐생명과학으로 바이오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시작으로 다른 여러 기업을 인수하며 주력 미래 사업군으로 키우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롯데의 이런 움직임은 생존에 대한 불안감이 밑바탕이 됐다. 삼성이 반도체, 현대차가 미래차, SK가 바이오, LG가 배터리 등으로 코로나19 위기에도 신사업으로 든든하게 버틴 반면 롯데는 이렇다 할 신수종 사업을 찾지 못하고 충격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사드사태를 시작으로 경영권 분쟁, 노재팬에 코로나19까지의 여파로 그룹의 한 축인 롯데쇼핑이 무너졌고, 롯데케미칼마저 코로나19와 대산공장 화재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도 되지 않는 등 실적이 좋지 못해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절실했다.
올초 신 회장이 사장단 회의에서 변화와 혁신을 주문하며 “1위를 위해서라면 과감한 투자도 진행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M&A에 나설 것을 암시한 것도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위기 속 M&A로 성공한 전례도 있다. 롯데는 카드대란으로 국내 경제 전반이 혼란에 빠졌던 2003년 당시 1조8000억원을 투입해 현대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을 인수하며 화학사업에 뛰어들었다. 롯데케미칼은 2018년 매출 16조원, 영업이익 1조9462억원 등 그룹 내 최고 실적을 올리며 유통과 함께 그룹의 한축으로 급부상했다. 또한 롯데는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2008년부터 2010년 사이 22건의 M&A를 성사시키며 재계 5위까지 오른 저력이 있다.
롯데 관계자는 “새로운 부문에서의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은 계속해서 언급해왔다”면서 “아직 결정된 바는 없지만 바이오 사업은 가보지 못했던 분야로 일단은 시도를 한다는 데 의의를 뒀으면 좋겠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롯데] 2021 상반기 VCM 1](https://img.asiatoday.co.kr/file/2021y/03m/24d/202103240100248510016019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