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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이 부회장 구속 이후 삼성의 대규모 투자 결정이 지연되고 기술 경쟁에서 밀리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어 총수의 경영 복귀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민단체들은 이 부회장이 가석방된다면 기업 범죄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어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고 이 부회장을 비롯한 광복절 기념일 가석방 대상자 심의를 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말 형기의 60%를 채워 가석방 요건을 충족했다. 이 부회장이 심의를 통과하면 13일께 출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그간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패권다툼 등 위기 상황 속에 총수의 역할을 강조하며 이 부회장의 사면으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중심으로 한 경제5단체는 지난 4월 사면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한·미정상회담 이후 청와대에 초청된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회장들도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사면을 건의했다.
그러나 참여연대를 비롯한 1000여개의 시민단체들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반대하고 있어, 이 부회장의 가석방이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나든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들은 기업 성장을 이유로 이 부회장이 가석방된다면 기업 범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은 말을 아끼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상황 등에 대응하기 위해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바라지만 결과를 알 수 없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경영에 복귀한다면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최근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분야의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수감돼 있는 동안 세계 파운드리 1위 대만의 TSMC는 삼성전자와 점유율 격차를 더 벌리며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며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으로 삼성전자를 압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재계는 이 부회장이 복귀한다면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에서 1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 2030’ 목표와 초격차 전략부터 재점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 속에 미국 등의 투자 결정이 속도를 내고, 대규모 인수합병(M&A)을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 부회장이 가석방된다 해도 경영 활동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은 걸림돌이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난다 해도 특경가법상 5년 취업제한에 걸려 원칙적으로 경영 현장에 복귀하기 어렵다. 해외출장도 제한된다.
이 때문에 법무부 장관이 취업제한 대상에서 예외를 인정하는 별도의 승인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법리스크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과 관련된 1심 재판이 진행중이어서 목요일마다 법원에 출석해야 하고,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와 관련한 정식 재판도 이달 19일 시작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가석방돼 복귀하더라도 다른 재판 결과에 따라 또 다시 실형을 살 수도 있다”면서 “이 부회장과 삼성의 미래는 여전히 가시밭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