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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표차’ 100년만 첫 女총리 탄생→몇 시간만에 사임 ‘스웨덴서 무슨 일이?’

‘1표차’ 100년만 첫 女총리 탄생→몇 시간만에 사임 ‘스웨덴서 무슨 일이?’

기사승인 2021. 11. 2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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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EPA 연합
단 1표차 박빙 승부 끝에 스웨덴 사상 첫 여성 총리로 지명된 기쁨도 잠시 막달레나 안데르손(54)이 몇 시간 만에 사임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연정 정부 구성이 파기됨에 따라 관행적으로 자진 사임했다. 갑작스럽게 물러나게 된 안데르손은 단일 정부 지도자로 다시 총리에 오르고 싶다며 여지를 남겼다.

24일(현지시간) 스웨덴 역대 첫 여성 총리 탄생 소식을 다룬 영국 공영방송 BBC 등은 집권 사회민주당(사민당) 지도자인 안데르손이 의회에서 신임 총리로 선출된 지 약 7시간 만에 스스로 사임 의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인준 후 국왕을 접견하기도 전에 벌어진 이례적인 상황이다.

앞서 실시된 의회 투표에서 안데르손은 재적의원 349명 중 117명에게만 찬성표를 받았다. 반대는 174명이나 됐고 기권은 57명이다.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안데르손은 반대표를 던지지 않을 의원 과반만 확보하면 되는 스웨덴 법에 따라 단 1표차로 총리에 올랐다.

BBC는 “스웨덴은 여성을 국가 지도자로 선출한 적 없는 유일한 북유럽 국가”라며 “스웨덴 여성에게 투표권이 주어진 지 100년 만에 여성이 총리로 지명되며 의회에서 기립박수를 받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사실상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결과는 사실상의 즉각 사임 형태로 나타났다.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이 탈퇴를 선언한 데 이어 의회에서 예산안까지 부결되자 안데르손 총리는 의장에게 사임 의사를 밝힐 수밖에 없었다. 녹색당은 “극우파와 함께 작성한 예산안 초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안데르손 측은 “연합정부의 한 정당이 그만두면 사임해야 하는 관행이 있다”며 “정당성을 의심 받는 정부를 이끌 의사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안데르손은 연정 형태가 아닌 단일 정당 정부의 지도자로 다시 총리가 되고 싶다며 여지를 남겨놓았다.

하지만 단일 정부 구성은 쉽지 않다. 비례대표제에 기반한 의원내각제인 스웨덴은 80년대 이후 녹색운동을 앞세운 환경당이 의회에 진출하고 전통을 중시하는 기독당이 정치 세력화해 정당수가 늘어났다. 2000년대 들어 이민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는 극우정당이 가세했다. 이렇게 정당들이 난립하면서 극우가 손을 들어주지 않는 한 어는 쪽이든 자력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총선을 새로 해도 상황이 바뀔 가능성은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가진다.

잠깐이었지만 역사를 새로 쓴 안데르손은 전직 수영선수 출신이다. 평소 ‘불도저’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그는 강한 성품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다. 스톡홀름경제대를 나와 사회민주주의자를 표방하는 좌파 성향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1996년 총리실에 입문한 뒤 2004년 재무장관으로 당시 스페판 뢰벤 총리 내각에 합류했다. 지난 2018년 총선 때 극우당 돌풍이 불자 안데르손은 “우리는 소수의 부자를 위한 감세를 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위한 더 강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소신을 피력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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