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분양사업 영업이익률 20%대 그쳐
공사 아파트 용지 싸게 마련해 이윤 커
"민간 아파트 가격 낮추는 데 영향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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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가 최근 공개한 자료를 뜯어보니 이윤은 땅값이 덜 드는 SH공사의 아파트가 민간 아파트보다 더 많이 남겼기 때문이다. 정작 덜어낼 분양가 거품은 공공 아파트에 있기에 분양원가 공개는 민간 건설사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 전망이다.
16일 서울시와 SH공사에 따르면 고덕강일4단지의 분양사업(택지 마련부터 분양까지) 영업이익률(분양매출 대비 분양이익)은 35%에 달한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공개한 서울 상암5·6·7단지의 영업이익률도 39%에 달했다.
영업이익률 35%는 대단히 높은 수치다. 전경련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국내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0.7%로, 삼성전자의 작년도 영업이익률도 15.2%에 불과하다.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정보통신(IT)기업 중 국내 최대업체인 네이버의 지난해 영업이익률도 22.9%에 그친다.
SH공사가 거둔 이윤은 같은 분양사업 기준으로도 높은 수치다. 민간 건설사의 분양사업 영업이익율은 통상 20%대에 그친다. 브랜드 파워가 강한 10대 건설사 중 주택사업이 중심인 HDC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두 회사의 지난 3년간(2018년~2020년) 평균 분양사업(자체사업) 영업이익률은 각각 19.8%, 24.7%를 기록했다.
김헌동 사장은 취임 전 경실련 시절부터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면 건설사들의 폭리를 막을 수 있어서 아파트값에 낀 거품을 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자료를 분석해보면 분양사업 폭리는 민간업자가 아닌 SH공사가 취한 셈이다.
SH공사와 민간건설사의 영업이익률 차이가 큰 것은 땅값에 들어가는 비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SH공사의 사업방식은 공공사업으로 싼 값에 택지를 조성해서 이익을 내고 그 이익을 바탕으로 임대주택사업에서 나오는 적자를 메우는 구조다. 고덕강일4단지에서 발생한 980억원의 이익도 다시 임대주택사업에 쓰였다고 공사 측이 밝혔다.
SH공사 관계자는 “시공에서 이윤이 크게 나는 게 아니라 택지비용이 적게 드는데서 이윤이 나는 것”이라며 “임대주택사업 등 공공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이익을 내기 때문에 이런 구조가 허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사와 달리 민간 건설사는 분양이 잘 되는 땅을 구하는 것부터 힘들다. 사유지보다 싼 공공택지마저 입찰 방식으로 사기 때문에 택지 비용이 기본적으로 공사보다 더 든다. 또한 그나마 수익성이 좋은 공공택지 분양의 경우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기 때문에 이윤을 늘리는데 한도가 있다. 더구나 명품 브랜드를 건설사가 유지하기 위해선 품질을 높이기 위해 공공주택보다 건축비를 더 써야 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강남3구만 해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고 있어 시세가 분양가보다 더 높다”며 “지금처럼 민간택지까지 분양가상한제라는 규제를 받는 시기에 민간에서 폭리를 취해서 아파트값이 비싸다는 논리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이번 분양원가 공개가 민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 공개가 민간 아파트의 분양가까지 더 끌어내려서 집값을 안정시킬 가능성은 낮다”면서 “오히려 공공 아파트의 저품질이 지나치게 낮은 공사원가에서 발생했는지 따져보거나 공공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제대로 공적으로 쓰이는가 살펴보는 쪽으로 흘러갈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