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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축구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26일 전언에 따르면 손준호는 이전 소속팀인 타이산에서 벌어진 승부조작과 관련된 뇌물수수 혐의로 지난 12일부터 강력한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축구계에 만연한 비리를 감안해볼 때 털어서 먼지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해야 한다.
더구나 공안이 증거를 확보한 채 그의 신병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까지 더할 경우 상황은 더욱 절망적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런민르바오(人民日報) 기자 출신의 유명 축구 해설가 왕다자오(汪大昭) 씨가 "중국 축구계의 비리는 유명하다. 승부조작, 뇌물수수 등의 범죄가 만연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타이산 팀은 그 중심에 있다. 손 선수가 자신도 모르게 비리에 연루됐을 수도 있다"면서 상황이 그에게 아주 불리하다고 분석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나 보인다.
상황이 이처럼 예사롭지 않음에도 그에게 내미는 한국 정부의 조력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지난 17일 사건이 발생한지 5일 만에 한국 영사가 마지 못해 그를 면회, 접견한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주중 대사관이 재중 교민들로부터 탈중국을 공공연히 입에 올리는 새 정부 들어 존재의 가치가 의문시된다는 욕을 바가지로 먹는 것은 역시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한축구협회 관계자가 직접 중국에 입국, 손준호를 만나볼 예정이라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축구협회 관계자가 오더라도 분위기 반전은 거의 불가능할 것 같다. 심지어 중국축구협회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손준호의 구금이 전적으로 공안 차원의 문제인 만큼 협회가 해줄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공안의 조사가 비관적으로 나올 경우 손준호는 중국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 전례로 볼 때 징역형을 선고받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경우 그의 축구 인생은 완전히 끝나게 된다. 한국보다는 상당히 괜찮은 연봉에 혹해 온갖 비리가 판을 치는 중국 축구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 그로서는 결과적으로 독이 든 성배를 마신 격이 됐다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