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lip20240919180045 | 0 | |
|
교토삼굴(狡兎三窟)은 '영리한 토끼는 세 개의 굴을 판다'는 뜻이다. TV시청자 감소와 이커머스 공세 등 녹록지 않은 영업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홈쇼핑업계의 상황을 대입시키기에도 적합한 사자성어다.
이 가운데 김재겸 대표가 이끄는 롯데홈쇼핑은 차별화 상품을 다양한 판매채널에서 선보이는 '원 소싱 멀티채널'로 승부수를 띄웠다.
19일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홈쇼핑 본업 강화와 건강기능식품 원료 사업, 벨리곰 통한 IP(지식재산권)사업 진출 등 세 가지 사업 키워드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먼저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 하반기부터 라이브방송 인기 시간대에 생방송 편성을 늘리고, 롯데그룹 계열사와의 협업 강화 및 이색 콘텐츠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모바일 앱 메인화면 하단에 '숏핑' 서비스를 신설해 사용자 편의성과 접근성도 높였다. 화면을 위아래로 쓸어내리면 1분 안에 약 10개 이상의 상품 소개 영상을 살펴볼 수 있는 식이다. 덕분에 6월 모바일 앱 방문자 수(UV)는 전월 대비 40% 신장했으며 숏폼 콘텐츠 조회수는 80% 이상 증가했다.
새로운 먹거리 공략 차원에서 건강기능식품 원료 사업에도 도전했다. 최근 일본 아사히그룹 식품과 '건강기능식품 원료 독점 공급 및 판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롯데홈쇼핑은 향후 아사히그룹 식품이 개발한 건강기능식품 원료를 독점으로 제공받아 다양한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글로벌 기업 아사히그룹 식품의 기술력과 롯데홈쇼핑의 유통 노하우가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여지 역시 많다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아울러 롯데홈쇼핑은 아사히그룹 식품과의 협업을 기반으로 해당 부문에서 2028년까지 연 매출 3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가 지난해 기준 6조2000억원으로 2019년 대비 약 27% 커지면서, 해당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미 지난 6월에는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 에이치피오와 고급 단백질 개발·판매를 위한 합작법인 '디에디션 헬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자체 캐릭터 벨리곰을 앞세워 신규 사업 추진에도 활발히 나서는 중이다. 지난달 21일엔 서울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에 상설 체험시설 '벨리곰 미스터리 맨션'을 만들었으며, 유통사 최초로 캐릭터 IP를 활용해 모바일 게임 '벨리곰 매치랜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사업 다각화를 통한 시장 공략 덕분에, 실적도 다시금 상승세로 돌아섰다. 롯데홈쇼핑의 올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7% 늘어난 2323억원, 영업이익은 711.2% 증가한 163억원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시장을 두드리고 있는 김재겸 대표의 경영 전략에 대한 판단은 올해 실적이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시도를 하는 중에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부담도 상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