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가고 있다"던 트럼프, 하루만에 "처형 중단 보고 받아"
미, 군사 개입 숨 고르기하나
미군 함정, 카리브해 집중 배치, 중동엔 6척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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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에 대한 군사 개입 가능성을 경고한 직후 벌어진 일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이란이 처형을 중단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 카타르 미 공군기지 일부 인력 대피..."준비 태세 변경"
복수의 외교관과 미국 관리는 카타르 알우데이드의 미군 공군기지에 머무는 일부 인력에게 기지를 떠나라는 권고가 내려졌다고 밝혔다. 알우데이드 기지는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의 전방 본부가 위치한 곳으로 약 1만명의 미군이 주둔하는 중동 전략의 핵심 요충지다.
한 외교관은 이번 조치에 대해 "전면적인 대피 명령(ordered evacuation)이 아닌, 역내 긴장 고조를 고려한 예방적 차원의 준비 태세 변경(posture change)"이라고 평가했다.
한 아랍 관리는 이 일부 철수가 현재로서는 예방 조치라고 했고, 카타르 정부는 현재의 지역적 긴장 상황에 대한 대응이라고 평가했으며 영국 관리들은 일부 영국 군인도 이 기지를 떠났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이란에 대한 군사적 행동 가능성을 시사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이란의 잠재적 반격에 대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이란은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 당시, 보복 차원에서 알우데이드 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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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적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 당국이 시위대에 대한 사형 집행을 중단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정보의 출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상대편의 매우 중요한 소식통"이라고만 언급했다. 이는 그가 전날 CBS 방송 인터뷰와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시위대를 처형한다면 매우 강력한 조처를 할 것", "도움이 가고 있다"며 군사 개입을 강력히 시사했던 것과는 온도 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트럼프의 발언은 임박한 공격 계획에서 한발 물러서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공습 직전에 "이미 공격을 결심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그가 언제든지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을 감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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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군사 개입을 결정하더라도 현재 중동 내 미 해군 전력이 과거에 비해 약화된 상태라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 해군 함정이 카리브해에 12척이 배치되면서 중동에는 6척밖에 없고, 무엇보다 인근에 항공모함 타격 전단이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란은 결사 항전의 의지를 다지며 주변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란 고위 관리는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튀르키예 등 주변국들에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해당 국가 내 미군 기지들이 공격받게 될 것"이라고 공식 통보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특히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미군의 알우데이드 철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최고 수준의 전투 준비 태세를 갖췄다고 밝혔다.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지도자 고문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 미사일이 알우데이드 기지를 휩쓸고 간 사실을 기억하라"며 미국을 향해 직설적인 경고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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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대치 이면에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최악의 유혈 사태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 기반 인권운동가통신(HRANA)에 따르면 현재까지 시위로 인한 사망자는 2400명을 넘어섰으며, 체포된 인원은 1만8000여명에 달한다. 일부 소식통에 따르면 사망자는 3000명에 육박한다.
이란 사법부는 구금된 시위대에 대한 '신속한 재판과 처벌'을 천명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골람호세인 모흐세니-에제이 이란 사법부 수장은 이날 국영 TV를 통해 "무언가 일을 하려면 지금 당장 해야 한다"며 "국민은 참수와 방화를 저지른 자들에 대해 우리가 조치를 취하는 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쿠르드계 인권단체 헹가우(Hengaw)는 카라지에서 체포된 26세 의류 상인 에르판 솔타니의 사형 집행이 임박했다는 통보가 가족에게 전달됐고 전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대로 집행이 연기됐다는 보도가 뒤따랐으나, 국제사회는 이란 당국이 '모하레베(신을 적으로 삼는 행위)' 혐의를 적용해 언제든 대규모 처형을 감행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 디지털 봉쇄와 시민들의 저항, '비트챗'의 부상
이란 당국이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인터넷을 전면 차단하고 '디지털 암흑' 상태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저항은 기술을 통해 진화하고 있다.
로이터는 인터넷 연결 없이 블루투스 기반으로 작동하는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비트챗(Bitchat)'이 이란 내에서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잭 도시 트위터 공동창업자가 개발한 이 앱은 중앙 서버 없이 사용자 간의 연결(Mesh Network)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최근 이란 내 사용량이 3배 이상 급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등 소수의 이란인이 외부와 소통하며 시위 참상이 담긴 사진과 영상 등을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