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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고르기 들어간 ‘한동훈 징계’… 국힘, 재심 국면속 불확실성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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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훈 기자

승인 : 2026. 01. 15. 18:06

지선 5개월 앞두고 선거 판세 부담
중진 의원·소장파 등 일제히 '우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 위해 국회 소통관으로 향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songuijoo@
한동훈 전 대표의 제명 여부를 둘러싼 국민의힘 내홍이 '폭풍의 눈' 속으로 들어왔다. 장동혁 대표가 당 윤리위원회의 '한동훈 제명안' 처리를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정치권에선 지방선거를 불과 5개월 앞둔 시점에서 제명 논란이 선거 판세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앙윤리위원회가 의결한 한 전 대표 제명 징계안을 재심 신청 기간 동안 최고위원회에 상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리위 결정 직후 최고위 의결로 제명을 확정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당초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제명안을 상정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당 안팎의 우려가 커지면서 막판에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윤리위가 전날 한 전 대표 제명을 의결한 직후 당내에선 분열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최고위 회의를 앞두고 소장파 초·재선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 이성권 의원 등은 장 대표를 직접 만나 제명안 상정을 미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한 중진 의원들 역시 공개·비공개로 양측이 한 발씩 물러설 것을 주문했다.

◇재심 국면 불확실성…제명 확정 땐 정치적 타격 불가피

다만 장 대표의 의결 보류 결정이 곧바로 사태 수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 전 대표는 앞서 재심을 신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어 장 대표가 제시한 '재심을 통한 소명' 구상에 응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친한(친한동훈)계 내부에선 재심을 통해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재심 참여가 지도부에 절차적 명분만 제공할 수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징계 대상자는 윤리위원회의 징계 의결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으며 최종 징계 확정은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이뤄진다. 재심 개최 여부와 관계없이 오는 26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전 대표 제명안이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징계 수위는 '제명-탈당 권유-당원권 정지-경고' 순으로, 제명은 당원 자격을 박탈하는 최고 수위의 처분이다.

제명이 확정될 경우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선택지는 크게 제한된다. 특히 당원 자격 박탈로 올해 치러질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기호 2번을 달지 못하게 된다. 당헌·당규상 제명된 당원은 5년간 재입당이 제한되며 최고위원회의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이 기간 동안 당으로 복귀할 수 없다. 이에 따라 2028년 총선과 2030년 대선 역시 국민의힘 간판으로는 나설 수 없다는 의미다.

이에 정치권 안팎에선 한 전 대표의 제명 이후 행보가 가시밭길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형성된 친한계 역시 제도적 제약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의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비례대표여서 탈당을 선택할 경우 의원직 상실이라는 부담을 안게 되고, 지역구 의원들 또한 국민의힘 강세 지역에 포진해 있어 당을 떠나는 선택이 정치적 생존과 직결되는 구조다.

◇가시밭길 전망 속 '선택'이 관건… 정치권 엇갈린 시선

한 전 대표의 향후 행보를 가를 또 다른 변수로는 법적 대응이 거론된다. 가처분 신청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인용 여부에 따라 국면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제명 효력이 정지돼 대응 시간을 벌 수 있지만, 기각될 경우 제명 책임론과 함께 당내 갈등을 증폭시켰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내에선 한 전 대표 역시 제명 여부보다 이후 어떤 대응과 선택을 하느냐가 정치적 명운을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당내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선거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분석이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당원게시판 논란은 당내 갈등의 한 장면에 불과한데, 최고 수위인 제명을 꺼내든 것은 징계라기보다 정치적 판단으로 보일 수 있다"며 "재심과 최고위 판단 과정에서 지도부가 통합의 메시지를 내지 못하면 사태는 더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가 당장 선택지를 넓히기보다, 시간을 두고 정국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한 전 대표가 제명에 발끈해 탈당할 상황이 아니라, 길게 보고 '일보 전진을 위한 이보 후퇴'를 선택해야 할 때"라며 "지방선거 이후 당내 변화와 혁신 요구가 커질 경우 결국 한 전 대표를 다시 찾는 흐름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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