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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만에 ‘꽃’으로 이어지는 단종과 정순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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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04. 09. 15:23

사릉 들꽃, 장릉으로…이별의 서사, 생명의 순환으로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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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사릉. /국가유산청
조선의 비극적 군주 단종과 그의 비 정순왕후의 애틋한 인연이 500여 년의 시간을 건너 '꽃'으로 다시 이어진다.

국가유산청은 오는 11일 정순왕후가 잠든 남양주 사릉 일대에서 자란 들꽃을 단종의 능인 영월 장릉으로 옮겨 심는 행사를 연다고 9일 밝혔다. 생명을 매개로 오랜 이별의 서사를 잇겠다는 취지다.

이번 행사는 최근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흥행으로 두 인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기획됐다. 국가유산청은 "오랜 시간 떨어져 있던 두 사람의 이야기를 꽃이라는 상징으로 연결해 역사적 슬픔을 위로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행사는 11일 오전 사릉에서 고유제를 올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후 관계자들은 장릉으로 이동해 들꽃을 식재할 예정이다. 들꽃은 1999년 사릉에서 옮겨온 소나무 '정령송' 주변에 자리 잡게 된다.

앞으로는 이러한 교류를 정례화할 계획이다. 국가유산청은 매년 여름 장릉과 사릉의 사초 씨앗을 채취해 이듬해 한식 무렵 서로 교환해 심는 방식으로, 두 능의 상징적 연결을 이어갈 방침이다.

장릉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왕릉' 40기 가운데 유일하게 수도권 밖에 위치한 왕릉이다. 1457년 단종이 세상을 떠난 뒤, 영월호장 엄흥도가 시신을 몰래 거두어 묻은 데서 비롯됐으며, 1698년 복위 이후 왕릉의 형식을 갖추게 됐다.

사릉 역시 사연이 깊다. 본래는 경혜공주 시댁 묘역이었으나, 1521년 정순왕후가 세상을 떠나며 이곳에 묻혔다. 당시에는 '노산군 부인' 신분으로 장례를 치렀지만, 이후 단종이 복위되면서 왕릉 체계에 맞게 다시 조성됐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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