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품 증여 뒤 자사주 소각·합병 이어져
2018년 4개 지주사 하림지주로 단일화
지분율 24%대…아버지 김흥국 넘어서
NS쇼핑 주식교환 등 지배력 기반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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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 김준영 상무보는 2010년 승계의 마중물이 될 개인회사 '올품'의 전신을 세우며 토대를 닦았다. 이후 대규모 자사주 무상 소각과 중간 지주사 합병을 거쳐 2018년 단일 지주사 '하림지주'가 출범하기까지, 그는 불과 8년 만에 그룹 최정점의 지배력을 완성했다. 법인 증여 과정에서 발생한 100억원 규모의 증여세 역시 유상감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납부했고, 합병과 소각이라는 지렛대를 이용해 그룹 지배력을 확보하게 됐다.
13일 재계와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김 회장의 승계 첫 단추는 장남 김준영 상무보에게 물려줄 '그릇'을 만드는 작업이었다. 2010년 하림은 당시 자본금 20억원, 총자산 656억원의 알짜 계열사였던 한국썸벧을 물적분할해 존속법인 한국썸벧(현 한국바이오텍)과 신설법인 한국썸벧판매(현 올품)로 분할했다. 이어 2012년 초 김홍국 회장은 당시 20세였던 김준영 상무보에게 지배구조 최상단에 놓인 한국썸벧판매 지분 100%를 증여했다. 당시 산정된 증여세는 약 100억원 규모였다.
물적분할과 증여를 통해 김 상무보는 '한국썸벧판매(현 올품)→한국썸벧(현 한국바이오텍)→제일홀딩스(현 하림지주)→하림'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통해 하림그룹 지배력의 핵심 축으로 올라서게 됐다.
증여세 재원은 유상감자 과정에서 마련됐다. 한국썸벧판매는 2013년 옛 올품을 흡수합병하며 사명을 '올품'으로 변경했고, 2016년 1월 보통주 6만2500주를 주당 16만원에 매수해 소각하는 유상감자를 단행했다. 지분 100%를 보유한 단일 주주였던 김 상무보는 이 과정을 통해 회사로부터 현금 100억원을 지급받아 세금 재원을 마련했다. 결과적으로 김 상무보 측은 별도 개인 자금 투입 없이 지배력 확대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당시 김홍국 회장과 김준영 상무보 측(한국썸벹·올품)의 제일홀딩스 보유 지분은 각각 8.14%, 8.83%으로 지분 규모와 격차가 크지 않았다. 2017년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던 제일홀딩스는 당시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80%나 보유하고 있었다. 상장 전 2016년 11월 제일홀딩스는 408만1991주에 달하는 자사주를 전량 무상 소각했다. 소각으로 전체 발행 주식 수가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자 남은 주주들의 지분율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김홍국 회장은 제일홀딩스의 지분 41.78%, 김준영 상무보 측은 44.60%를 보유하게 됐다.
한 번의 자사주 소각으로 김 상무보는 부친 김 회장을 제치고 그룹 지배구조의 실질적 1대 주주로 등극했다. 동시에 올품은 그룹 내부거래 확대를 기반으로 덩치와 자금력을 키워 나갔다.
◇ 김준영, 2018년 단일 지주사 '하림지주' 최대주주로
김홍국 회장이 장남에게 승계 토대인 한국썸벧판매를 증여할 당시만 해도 하림그룹은 제일홀딩스를 포함해 하림홀딩스, 농수산홀딩스, 선진지주 등 4개의 지주사가 있었다. 2012년 증여 후 제일홀딩스는 농수산홀딩스를, 하림홀딩스가 선진지주를 각각 흡수합병하는 절차를 밟았다.
이후 2018년 제일홀딩스가 하림홀딩스를 흡수합병하면서 단일 지주사 체제인 현재의 하림지주가 출범했다. 이를 통해 김준영 상무보는 하림그룹 전 사업을 지배하는 단일 지주사의 최대주주가 됐다.
지주사 합병 과정에서 합병 비율은 보통주 기준 제일홀딩스와 하림홀딩스가 1 대 0.2564706으로 결정됐다.
합병 과정에서 대규모 신주가 교부됨에 따라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자연스럽게 하락했다. 합병 직후 김홍국 회장 지분은 22.64%, 김준영 상무보 측 지분은 24.28%로 조정됐다. 지분율이라는 '숫자'는 반토막 났지만, 단일 지주사를 장악했다는 측면에서 실질적인 지배력은 전보다 커진 전략적 선택이었다.
2022년 하림지주는 알짜 계열사인 NS쇼핑을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포괄적 주식교환을 진행했다. 교환 비율은 NS쇼핑 보통주 1주당 하림지주 신주 1.41347204주였다.
이 주식교환으로 하림지주 신주 약 2111만주가 발행되며 전체 주식 수가 약 22% 증가했다. 이 여파로 김 상무보의 자금줄 역할을 하던 한국바이오텍(구 한국썸벧)의 지분은 19.98%에서 16.69%로 희석됐다. 김 회장은 개인적으로 보유하던 NS쇼핑 지분을 신주로 교환받아 21.10%로 지분율을 방어했다. 주식교환 이후 김 회장(21.10%)과 김 상무보 측 합산 지분(22.47%)의 격차는 1.37%포인트로 좁혀졌다.
김 상무보 측 회사인 한국바이오텍은 2023년부터 장내 매수에 돌입했다. 한국바이오텍은 다음 달까지 계획된 지분 매입을 완료하면 하림지주 지분율이 18.71%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여기에 모회사인 올품이 보유한 하림지주 지분 5.78%를 합치면 김 상무보 측의 실질 지분율은 24.49%에 달한다. 이는 김 회장 지분(21.10%)보다 3.6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