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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협위원장과 도당위원장의 책무는 당원 관리나 중앙당과의 스킨십도 중요하지만 본질은 결국 선거다. 유능한 인재를 발굴해 공천하고, 승리할 수 있는 당 조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기본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 선거 결과를 복기해보면 현실은 참담한 수준이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제주지역 32개 지역구 전역에 후보를 낸 반면, 국민의힘은 절반 남짓한 17곳에만 후보를 냈다. 상당수 선거구를 아예 '무공천'으로 비워두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제주시을 지역구는 10개 도의원 선거구 전체에서 단 한 명의 지역구 후보도 공천하지 못했다. 제주시갑 역시 13개 선거구 중 4곳에서 후보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서귀포시는 10곳 중 2곳에 후보를 내지 못했다. 기초의회가 없는 제주도의 구조상 도의원 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지역구 절반을 무공천으로 방치했다는 것은, 유권자들에게 정당으로서의 선택지를 박탈한 채 사실상 '선거 포기'를 선언한 것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무공천 사태 속에서도 국민의힘은 당시 정당투표에서 33% 지지율을 얻으며 5명의 비례대표 도의원을 배출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모든 지역구에 후보만 제대로 냈더라도 정당 득표율 상승은 물론, 지역구 당선자를 대거 배출했을 것"이라는 탄식이 나오는 이유다. 유권자는 투표의향이 있었으나, 정당이 밥상을 걷어찬 격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지금 도당위원장 선거 출마인사들의 메시지에는 '성찰'이 빠져있다. 미래와 혁신을 외치기 전에, 도민과 당원 앞에 철저한 반성과 책임을 고백하는 것이 순리다.
왜 후보를 제대로 발굴하지 못했는가. 왜 지역 당원 조직은 마비되었는가. 왜 도민 앞에 내세울 인물을 조기에 육성하지 못했는가. 이 뼈아픈 질문에 대한 진솔한 해명과 원인 분석은 출마 선언문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지금 제주도당에 필요한 것은 "젊고 새로운 당을 만들겠다"는 공허한 메아리가 아니다. 지난 뼈아픈 실책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해부하는 용기다. 성찰 없는 혁신은 위선이며, 반성 없는 변화는 도민과 당원을 기만하는 일이다.
향후 총선과 대선이라는 정치 일정을 앞두고, 중앙당과 제주 당원들은 도당의 민낯을 직시해야 한다. 도당위원장은 명함에 새겨넣을 명예직이 아니다. 무너진 지역 조직을 재건하고 전 선거구에 당의 깃발을 꽂을 수 있는 '실무형 야전사령관'을 검증하는 자리다.
과거의 뼈아픈 실패를 외면하는 리더에게 당의 미래를 맡길 수 있을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는 것은 이제 온전히 제주도민과 국민의힘 당원들의 몫으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