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를 둘러싼 주도권 다툼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중국과 미국 관계가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계획으로 더욱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16일 4년 3개월만에 대만에 18억3000만 달러(2조2000억 원) 규모의 무기를 판매할 것이라고 선언하자 중국이 즉각 발끈하고 나선 것. 반발의 강도로 볼 때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만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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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중인 대만의 공병들. 대공 화기들은 미국에서 수입한 것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관영 신화(新華)통신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조만간 퇴역 구축함 두 척, 토우 대전차 미사일, 수륙양용차 ‘AAV7’, 열추적 무기인 스팅어 지대공 미사일 등을 대만에 판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2011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우선 정쩌광(鄭澤光) 외교부 부부장이 미국이 무기를 판매하겠다고 발표한 당일인 16일 주중 미국 대사관 대리대사를 초치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은 내정 간섭에 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강력하게 반대한다.”라는 고강도의 입장을 밝힌 것.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중국은 국가 이익 수호 차원에서 대만에 무기를 수출할 기업에 대한 제재 등 실질적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다.”라는 강경한 입장도 덧붙였다. 앞으로 이 문제를 두고두고 공론화하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보인다.
대만 문제를 담당하는 대만사무판공실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마샤오광(馬曉光) 대변인이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결정을 반대한다는 중국의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미국과 대만 모두에 불쾌하다는 입장을 천명한 셈이다.
미국은 하지만 의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존 커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6일 “미국은 항상 일관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므로 따로 할 말은 없다”면서 별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도 보였다.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마일스 캐긴스 대변인 역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는 6개 행정부를 거치면서 일관성 있게 이어졌다.”고 강조하면서 중국의 주장을 일축했다.
대만은 당연히 한 술 더 떴다. 미국이 우방에 대한 약속을 행동으로 지키고 있다면서 무기 판매를 환영했다. 심지어 외교부는 이번 무기 판매로 미국과 대만의 관계가 역대 최고라는 사실을 뚜렷하게 보여준다는 주장까지 피력했다. 어떻게 보면 중국과 미국을 이간시키려는 뉘앙스가 물씬 풍기는 말이다. 아무래도 이번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계획은 일과성 충돌만 야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